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이 아침의 시] 화분 - 유희경(1980)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이 아침의 시] 화분 - 유희경(1980)
    나에겐 화분이 몇 개 있다 그 화분들 각각 이름을 붙여주었지만 어쩌면 따박따박 잊지 않고 잎 위에 내려앉는 햇빛이 그들의 본명일지도 모르지 누구든 자신의 이름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젖을 정도로 부어주는 물도 그들의 이름일 테지 흠뻑 젖고 아래로 쏟아낸 물을 다시 부어주어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나의 발을 보았다 거실의 부분, 환하다

    시집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아침달) 中

    어느덧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의 식물은 다채롭고 참 따뜻하지요. 시인은 어린아이들이 장난감이나 애착물품에 꼭 이름을 붙여주듯이 화분에 각각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해요. 시인이 식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우리는 어느새 태어나서 누군가 지어준 이름으로 불리는 동안에 벌써 이만큼 자랐네요. 이름이라는 애착이 우리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변함없이 찾아오는 햇빛이 없었다면 우리는 빛을 보지 못한 식물처럼 생기를 잃었을 거예요. 햇빛은 무엇일까요? 당신 자신일 수도 있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죠. 오늘은 누군가의 햇빛이 되어 보세요. 자기 자신의 햇빛이 되어도 좋겠지요.

    이서하 < 시인(2016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ADVERTISEMENT

    1. 1

      [이 아침의 시] 쨍한 사랑노래 - 황동규(1938~)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게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마음 없이 살고 싶다.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마음 비우고가 아니라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저물녘, 마음 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

    2. 2

      [이 아침의 시] 오후 세 시의 식사 - 황인숙(1958~)

      찻길가의 조그만 빵집하나밖에 없는 조그만 테이블 앞에소박하고 정갈한 정장 차림의아직 늙지 않은 한 아주머니테이블 위에는 보랏빛과 잿빛이섞인 속살을 드러낸 케이크 한 조각그리고 갈색 조그만 드링크 병아주머니는 이따금 ...

    3. 3

      [이 아침의 시] 나이 든 개 - 고영민(1968~)

      나에게는 나이 든 개가 있어요*잘 먹지 않고잘 걷지도 못하는하루 종일 눈을 감고 있는사람에게 1년이개에게는 왜7년인지나는 알 수가 없어요하지만 나에게는 늙은 개가 있어요부르면 천천히눈을 떠주는*미야가와 히로의 동화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