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양식장서 떨어진 목재 등 바다에 '둥둥'…어민들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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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에 태안 가두리·내수면 양식장 피해
"바닷속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이렇게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7일 오후 제13호 태풍 '링링'이 관통한 충남 태안군 남면 당암리 앞바다를 바라보며 김수웅(63) 씨는 한숨만 내쉬었다.
이곳에서 숭어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하는 그는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도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양식장이 보이는 부두에 나와 자리를 잡았다.
가두리양식장에서 떨어져 나온 목재와 부표 등이 육지 가까이 밀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김 씨는 연신 손을 모아 양식장이 잘 버텨주기만 바랐다.
그는 "태풍이 오기 전 미리 줄을 단단히 묶는 등 나름 철저하게 준비했다"면서도 "자연의 힘을 인간이 어떻게 이길 수 있겠냐"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가두리양식장이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물속에 있는 그물이 찢기거나 파도 영향으로 빠져나간 고기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라고 김 씨는 걱정했다.
또 고기들끼리 부딪치면서 상처도 많이 입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김 씨는 당장이라도 양식장 상태를 확인하고 싶지만, 파도가 높아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식장까지 타고 갈 배도 태풍을 피해 육지에 고정해둬서 며칠간 발이 묶여버렸다.
그는 "이곳에서만 20명 넘게 가두리양식을 하고 있다"며 "피해가 얼마나 클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태풍이 서해안을 지나가면서 가두리양식장 인근 내수면 양식장도 피해를 보고 있다.
태풍 영향으로 당암리 일대 전기 공급이 끊기자 모터를 사용해 자동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가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내수면 양식으로 새우를 키우는 신모(57) 씨는 "수시로 물속에 액체산소를 넣어주며 전기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전날 하루 치 액체산소를 준비해 뒀다"고 말했다.
신 씨는 강풍을 그대로 맞으며 쉬지 않고 물속 산소량을 확인했다.
그는 "3시간 이상 산소가 끊기면 새우가 모두 죽고 만다"며 "전기를 끊기게 만든 태풍이 원망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전력 측은 "태안을 비롯한 충남 곳곳에 전기가 끊겼다"며 "비상인력을 투입해 복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도와 태안군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집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르포] 양식장서 떨어진 목재 등 바다에 '둥둥'…어민들 발 '동동'](https://img.hankyung.com/photo/201909/PYH2019090707690006300_P2.jpg)
7일 오후 제13호 태풍 '링링'이 관통한 충남 태안군 남면 당암리 앞바다를 바라보며 김수웅(63) 씨는 한숨만 내쉬었다.
이곳에서 숭어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하는 그는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도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양식장이 보이는 부두에 나와 자리를 잡았다.
가두리양식장에서 떨어져 나온 목재와 부표 등이 육지 가까이 밀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김 씨는 연신 손을 모아 양식장이 잘 버텨주기만 바랐다.
그는 "태풍이 오기 전 미리 줄을 단단히 묶는 등 나름 철저하게 준비했다"면서도 "자연의 힘을 인간이 어떻게 이길 수 있겠냐"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가두리양식장이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물속에 있는 그물이 찢기거나 파도 영향으로 빠져나간 고기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라고 김 씨는 걱정했다.
또 고기들끼리 부딪치면서 상처도 많이 입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김 씨는 당장이라도 양식장 상태를 확인하고 싶지만, 파도가 높아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식장까지 타고 갈 배도 태풍을 피해 육지에 고정해둬서 며칠간 발이 묶여버렸다.
그는 "이곳에서만 20명 넘게 가두리양식을 하고 있다"며 "피해가 얼마나 클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르포] 양식장서 떨어진 목재 등 바다에 '둥둥'…어민들 발 '동동'](https://img.hankyung.com/photo/201909/PYH2019090707600006300_P2.jpg)
태풍 영향으로 당암리 일대 전기 공급이 끊기자 모터를 사용해 자동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가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내수면 양식으로 새우를 키우는 신모(57) 씨는 "수시로 물속에 액체산소를 넣어주며 전기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전날 하루 치 액체산소를 준비해 뒀다"고 말했다.
신 씨는 강풍을 그대로 맞으며 쉬지 않고 물속 산소량을 확인했다.
그는 "3시간 이상 산소가 끊기면 새우가 모두 죽고 만다"며 "전기를 끊기게 만든 태풍이 원망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전력 측은 "태안을 비롯한 충남 곳곳에 전기가 끊겼다"며 "비상인력을 투입해 복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도와 태안군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집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