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국 전 총장 법인 이사 선임 둘러싸고 학생-법인 갈등 학생측 "추석후에도 계속 농성"…법인측 "규정에 따라 선임된 인선"
손종국 전 총장의 법인 이사 선임을 반대하며 벌인 경기대학교 학생들의 이사장실 점거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학생회와 노조 측은 과거 교비 횡령 등 비리 문제로 물러난 손 전 총장이 최근 법인 이사로 선임된 데 대해 학교 구성원의 의사를 짓밟는 폭거라며 철회를 주장하는 반면, 학교 법인 측은 절차에 따른 합법적인 인선이라며 맞서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4일 학생회 등에 따르면 경기대 총학생회와 교수회, 노동조합, 총동문회 등 40여 명은 지난달 20일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보름째 경기대 수원 캠퍼스 내 이사장실을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16일 이사장과의 면담에서 손 전 총장의 법인 이사 선임을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했음에도 같은 달 19일 학교 외부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손 전 총장의 선임이 가결되자 곧바로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보름간의 농성에도 법인 측의 화답이 없자 학생회 측은 전날 오후 4시께 학교 대운동장에서 학생 임시총회를 열고 학생 참석자 3천15명 전원 만장일치로 손 전 총장의 이사선임 및 학내 복귀 반대 안건을 가결했다.
이후 캠퍼스 내부를 행진하며 관련 구호를 외치고 피켓 시위를 벌였다.
학생회 관계자는 "총회 개회 정원인 1천명 이상의 학생들이 모여 손 전 총장의 복귀를 반대하는 데 뜻을 모았다"며 "손 전 총장 이사 선임에 대한 교육부 승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추석 명절 이후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인 측은 손 전 총장의 이사 선임은 사학법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된 사안이라며 명분 없는 소요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손 전 총장의 복귀를 찬성하는 경기사랑교수협의회 측은 "손 전 총장과 관련해 제기된 문제 대부분은 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거나 교육부를 통해 보전 종결된 사안"이라며 "법과 제도를 무시하고 규정에 따라 선임된 인선을 부정하는 건 법치국가에서 부당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이어 "일부 사람들이 경기대 문제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신입생들과 교수들에게 잘못된 정보와 루머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고 정의로워야 하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