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인건비 지출액이 15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새로운 통계가 적용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6.2%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을 대폭 증원한 데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따른 영향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을 보면 공공부문의 피고용자(직원) 보수는 지난해 148조6510억원으로 전년(140조266억원)에 비해 6.2%(8조6244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피고용자 보수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한은이 기준년 개편을 적용한 2010년 이후 가장 컸다. 피고용자 보수는 월급과 상여금, 복리후생비, 퇴직금 등 고용자가 직원에게 지출한 인건비 총액을 가리킨다. 공공부문 인건비를 세부적으로 보면 정부는 지난해 125조2846억원을 인건비로 썼다. 전년(117조2435억원)에 비해 6.9% 늘어난 규모다. 비금융공기업은 20조8260억원, 금융공기업은 2조5404억원으로 각각 2.2%, 5.7% 증가했다.

인건비가 늘어난 것은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이 불어난 결과다. 지난해 공무원 수는 107만4842명으로 2.5%(2만5812명) 늘었다. 지난해 증가율은 2016년(증가율 0.8%·증원 수 7927명)과 2017년(1.9%·1만9559명)을 웃돈다. 공기업 직원도 전년 대비 3.7%(4664명) 늘어난 13만995명에 달했다. 정부는 ‘일자리 5년 로드맵’에 따라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공무원을 17만4000명 증원할 계획인 만큼 인건비 증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2020년까지 20만5000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공공부문의 지출 증가율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수입 증가율을 앞질렀다.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수입-지출)는 49조3309억원 흑자를 거뒀다. 흑자 폭은 전년(54조525억원)보다 8.7%(4조7216억원) 줄었다. 공공부문 수입이 854조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지만 지출은 804조7421억원으로 6.8% 늘어났다. 공공부문 총지출 증가율은 2015년 0.9%에서 2016년 2.9%, 2017년 4.5%로 점차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입 증가율을 넘어섰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