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재개 중요성에 공감"…러 차관 "당사국들 군사활동 자제해야"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 지연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한국과 러시아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가 3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에서 회동해 최근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차관이 이날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에서 만나 한-러 북핵 수석대표 회담을 열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양측이 최근 모르굴로프 차관의 북한 방문 결과 등을 포함해 한반도 정세 전반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특히 "양측은 북미 실무 협상의 조속한 재개가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양측은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 협상에 조속히 나오도록 하기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지난달 14~16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제1부상, 리태성 부상, 임천일 부상 등과 두루 만나 한반도 정세 및 양국 협력 강화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 행사 틀 내에서 모르굴로프 차관과 이 본부장의 협의가 이루어졌다"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가 상세히 논의됐다"고 소개했다.

외무부는 "역내(한반도) 문제의 정치·외교적 공동 해결을 위해 한-러와 모든 이해 당사국들 간 정기적 공조 지속 중요성이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이날 지난달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연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기자들로부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한반도의 군사적 활동 축소를 지지한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최고 정점은 미국이 한국과 연합훈련을 하던 8월에 왔고, 선입견이 없는 관찰자는 누구나 이 사건들(한미 연합훈련과 북한 미사일 발사)이 서로 연관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당사국들이 군사활동에서 최대한의 자제를 보일 것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협상 테이블에 앉아 현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는 조속한 협상 과정 재개와 군사분야에서의 (관련국들의) 자제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물론 한미가 한반도에서의 군사 활동을 중단하고 서둘러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에서 외교부 국장급 북핵 차석대표 간 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이날 전했다.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 간에 진행된 워킹그룹 회의에서는 최근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 및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러, 러 극동서 북핵 수석대표 협의…"최근 한반도 정세 논의"(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