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등 증세, 학교 측 '뒤늦은 신고'…과거 당국 합동조사, 원인 못 밝혀
여고 강당서 학생 74명 가스흡입, 병원치료…과거도 비슷한 사고(종합3보)
대구 북구의 한 여고 강당에서 2일 교장 취임식 행사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가 누출돼 학생 등 7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북구 침산동 경상여고 강당에서 학생들이 가스 냄새를 맡고 구토증세를 호소했다.

당시 강당에는 학생 800여명이 있었고 오전 9시 20분부터 10시 10분까지 학교장 취임식이 열리고 있었다.

최초 신고 때 학생 7명이, 정오께는 학생 10명이 추가로 구토 증세를 호소하는 등 이상 증세를 느낀 학생이 시간이 갈수록 늘면서 병원이송 환자는 74명으로 증가했다.

치료를 받은 상당수 학생이 학교에 복귀한 뒤 귀가했으나 일부 학생들은 병원 12곳에 나뉘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몸 상태가 심각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도중 학생 1∼2명이 구역질 증세를 호소하며 쓰러졌으며 교사들이 부축해 행사장 한쪽에 쉬게 했다.

이어 행사가 끝난 뒤 교실로 복귀한 학생들 가운데 구역질, 구토 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학교 측은 그제야 소방당국에 신고를 했다.

학교 관계자는 "어떤 학생들은 냄새가 난다고 하고, 다른 학생들은 냄새를 맡지 못했다고 하는 등 혼선도 있고 해서 신고가 다소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은 이날 오후 전교생을 모두 귀가시켰으며 3일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학교에서는 2017년 9월 말 수차례에 걸쳐 악취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두통을 호소하고 기숙사 학생들이 귀가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대구보건환경연구원과 북구청 등이 1년 가까이 20차례에 걸쳐 합동 조사를 벌였으나 결국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번에도 한국가스안전공사, 환경청 등이 공동으로 악취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당초 학교 내 공사장에서 가스가 유입됐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학교 측은 지난 주말 교내에서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흡입한 가스가 어디서 유입됐는지, 유입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가스인지 등을 단정 지을 수 없다"며 "관계 당국과 협조해 다각도로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