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난타전’을 이어가면서 양국 기업이 입는 피해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규모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7년 만에 가장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인 비스티지월드와이드가 67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달 미국 소기업들이 느낀 체감 경기가 2012년 11월 이후 가장 나빴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자의 40%는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지난 7월 조사 당시의 29%와 비교해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 관세 부과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지난달 1일부터 약 3주에 걸쳐 이뤄졌다. 응답자의 45%는 추가 관세가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내 물류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7월 신규 트럭 주문량은 전년 동월 대비 80%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 트럭 생산업체들은 대대적인 감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무역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날부터 미국은 125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 일부에 15%, 중국은 750억달러어치 미국산 제품 일부에 관세 10%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9월 협상 계획은 변함이 없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