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각급 학교 교실에 프랑스 국기와 유럽연합(EU) 깃발의 게양이 의무화된다.

1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새 학년을 맞은 프랑스의 모든 학교는 청·백·적색으로 이뤄진 프랑스 삼색기와 푸른 바탕에 금색 별들이 둥근 원 모양으로 박힌 EU 깃발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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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프랑스 국기가 상징하는 가치이자 공화국의 좌우명인 '자유, 평등, 박애'라는 표어와 함께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의 1절 가사도 교실에 의무적으로 게시된다.

이 같은 조치는 프랑스의 보수 성향 공화당의 제안으로 도입된 법안이 지난 2월 의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와 상징을 어린 나이부터 접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을 받은 해당 법안을 채택, 이번 학기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법안을 발의한 에릭 시오티 의원은 "이런 방법으로 프랑스 학생들에게 어릴 때부터 프랑스를 사랑하도록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치원부터 초, 중, 고등학교 학생 1천240만명에게 영향을 미칠 이번 조치는 광범위한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교원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도 일고 있다.

애국을 강조하는 이 같은 조치가 건전하지 못한 국수주의 사상을 부추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딱히 필요하지도 않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 제1 노동단체인 민주 노동연맹(CFDT) 계열의 교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각급 학교가 공화국의 가치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고, 그 가치들을 중시하지 않고 있다는 편견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등 EU에 적대적인 정당들은 EU 깃발의 교실 내 의무 게양에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