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일본 수출규제 영향 제한적" [동남권연구센터]

일본 무역의존도 2000년 12.7%→2017년 5.5% 하락
수입의존도 50% 이상 품목 13개 불과…수치제어·프로필렌 등 일부 품목 영향

부산, 울산, 경남지역 기업들은 일본이 수출규제를 해도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29일 '동남권의 일본 수출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를 보면 그동안 부산, 울산, 경남지역 대일본 무역의존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고 올해 상반기에도 대일본 수출과 수입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동남권 지역 전 세계 무역 규모는 2000∼2018년 중 연평균 6.0%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일본 무역 규모(수출액+수입액)는 연평균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본은 2000년에는 동남 경제권 최대 교역대상국이었으나 2018년 현재 중국,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4위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부산, 울산, 경남 동남권의 일본 무역의존도(수출입 규모/동남권 지역 내 총생산)는 2000년 12.7%에서 2017년 5.5%까지 7.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중국은 6.3%에서 10.1%로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일본과 교역실적은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감소한 38억8천만달러, 수입은 3.8% 감소한 30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일본 전체 수출·수입의 70∼80%를 차지하는 상위 20대 품목 중 수출에서는 기초유분(-67.5%), 수입에서는 선박해양구조물·부품(-57.1%)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세부품목의 일본 수입의존도 역시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일본 수입품목 177개 중 수입금액이 1천만달러를 상회하고 수입의존도 30% 이상인 품목은 27개(비중 15.3%), 수입의존도 50% 이상 품목은 13개(비중 7.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 최대 주력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경우 세부품목 중 수입의존도가 50%를 넘는 품목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30% 이상인 품목도 자동차용 내연기관 1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선과 자동차 관련 부품의 높은 국산화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같은 여러 여건을 종합해 보면 일본 수출규제가 동남권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치제어반, 프로필렌 등 일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품목을 수입하는 일부 기업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백충기 동남권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기업별 영향을 면밀히 조사해 맞춤형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번 위기상황을 계기로 제조업 생태계 전반을 혁신하고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