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은 표적 항암 후보물질인 ‘BR2002’가 미국 식품의약국 (FDA)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임상은 비호지킨성 림프종 종양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2024년 2월 종료할 계획이다.

BR2002는 보령제약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 진출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 프로젝트다. 2016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다. 암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로는 세계 처음으로 개발된다.

PI3K는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로, 세포의 성장 증식·분화 이동 생존 등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PI3K가 악성종양에서 과하게 발현되면 암세포가 증식하거나 전이하는 데 영향을 준다. PI3K는 종양세포의 주변 환경을 암세포 증식에 유리하도록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NA-PK는 세포의 DNA 손상을 인지하고 수선을 담당하는 효소로서 암세포가 DNA 손상에도 불구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호지킨성 림프종은 매년 국내에서 약 4300명, 전 세계적으로는 약 51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악성림프종 치료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이 중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시장은 2020년 92억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혈액암을 시작으로 BR2002의 적응증을 고형암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PI3K 저해제로 허가받은 제품은 미국 길리어드의 ‘자이델릭’, 버라스템의 ‘코픽카’, 바이에르의 ‘알리코’ 등이 있다. 현재까지 DNA-PK 저해제로서 시판 허가된 의약품은 없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BR2002는 전임상에서 기존 치료제의 단점인 간독성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 PI3K 저해제보다 치료 효능 및 안전성이 높은 데다 이중 타깃 저해 기전이라는 점에서 경쟁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