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여름만 되면 낙동강 생태계 망가져 보인다"
지난주부터 취수원 쪽은 남조류 줄어…"선선해진 날씨 기대"
[르포] 녹색 물감 푼 듯…가을비도 꺾지 못한 낙동강 녹조 기세
"마치 초록색 물감을 쏟아부은 듯…."
27일 오후 부산 삼락생태공원 옆 낙동강은 가을을 재촉하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명한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낙동교 다리 위에서 바라본 낙동강 하류.
하류 본류는 초록색 물감을 푼 것처럼 보였다.

생태공원 등 강 주변부는 더 심각했다.

곳곳에 초록색 페인트처럼 녹조 덩어리가 응집돼 있었다.

마침 서부산 낙동교를 지나던 한 시민은 "녹조가 맨눈으로 관찰되기 때문에 시민들은 더 불안하고, 이런 낙동강을 바라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르포] 녹색 물감 푼 듯…가을비도 꺾지 못한 낙동강 녹조 기세
실제 지표로도 낙동강 하류 녹조는 심각한 상태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화명생태공원 인근은 남조류 개체 수가 9만1천636개(cells)를 기록했고 삼락생태공원 10만4천182개, 낙동강 하굿둑 19만4천577개를 기록했다.

앞서 14일 조사한 수치보다 많게는 9배까지 일주일 만에 증가했다.

취수장 쪽은 남조류 개체 수가 지난주 대비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26일 기준으로 매리취수장 주변은 남조류 개체 수가 ㎖당 1만8천여개, 물금은 2만8천여개다.

낙동강 하류는 환경부가 관리하는 조류경보제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지만, 조류경보제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경계' 단계 수준이다.

1㎖당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2차례 연속 1만개를 넘어서면 '경계' 단계를 발령한다.

100만개를 넘어서면 조류 경보 가운데 가장 심각한 단계인 '조류 대발생'을 발령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주에 비가 예상보다 적게 와 약해질 것으로 보이던 녹조가 더 심각해졌다"며 "날씨가 선선해져 녹조가 차츰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르포] 녹색 물감 푼 듯…가을비도 꺾지 못한 낙동강 녹조 기세
하지만 시민들은 초록색 물감을 푼 듯한 낙동강을 매년 바라볼 때마다 불안할 수밖에 없다.

조문식(58) 씨는 "매년 이렇게 녹조 문제가 반복되는데 행정당국은 어떠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행정당국이 식수가 안전하다는 것만 강조하는데 낙동강 생태계가 여름만 되면 녹조로 완전히 망가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