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법원 기록 공개…변호인 "멍완저우 체포는 협상카드"
화웨이 부회장 "캐나다 당국이 美와 짜고 불법 체포" 주장
캐나다에 억류된 중국 정보기술(ICT) 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은 미국과 캐나다가 짜고 자신을 불법 체포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멍 부회장 측은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캐나다 당국의 체포 과정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20일(현지시간) 공개된 법원 기록을 인용해 보도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멍 부회장의 변호인은 체포 당시 캐나다 당국이 멍 부회장을 2차 심사 장소로 데리고 가서 신문하고 신체와 소지품(휴대전화, 아이패드, 컴퓨터 등)을 수색했는데, 이 과정에서 억류 이유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등 멍 부회장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또 미국이 경제·정치적 목적으로 범죄인 인도 절차를 남용했다고 지적하면서, 캐나다 당국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지휘를 따랐을 것이라 추측했다.

멍 부회장의 변호인은 심리에서 "화웨이 창립자의 딸인 멍 부회장을 조건부로 체포한 조처는 국제 경제·패권·무역과 관련한 정치적 전략의 한 부분으로서 효과적인 협상 카드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 분명히 보인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부회장 "캐나다 당국이 美와 짜고 불법 체포" 주장
멍 부회장은 작년 12월 미국의 요청으로 경유지였던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됐다.

밴쿠버 법원은 멍 부회장에게 불구속 상태로 신병인도 재판을 받도록 허락했지만, 거주지를 밴쿠버로 제한했다.

멍 부회장 체포 직후 중국 당국이 캐나다인 구금으로 맞대응한 데 이어 캐나다산 농산물 수입 차단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미국은 안보 우려를 이유로 동맹국을 설득해 국제적으로 반(反)화웨이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