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은 필기시험 한 번 치르지 않고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조 후보자는 20일 입학 과정에 부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28)는 2007년 한영외국어고에 입학해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수시 전형으로 입학했다. 조씨는 수시전형 가운데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합격했다. 2010학년도 고려대 모집요강을 보면 세계선도인재전형은 1단계에서 어학성적(40%)과 학교생활기록부(60%)로 모집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다. 최종 단계인 2단계는 1단계 합산 성적(70%)과 심층면접(30%)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1, 2단계 모두 필기 시험이 없다. 이 전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다.

고려대를 졸업한 조씨는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수시전형인 ‘자연계 출신자 전형’으로 입학했다. 이 전형은 의전원 입학에 핵심으로 여겨지는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성적을 지원 자격으로 요구하지만 성적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학부 성적과 영어, 서류와 면접 성적으로만 선발한다. MEET 시험을 치르긴 했지만 성적이 입학 당락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필기 시험을 치르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입학 때 MEET 성적을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조씨의 ‘부정 입학’ 논란이 일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조씨가 한영외국어고에 입학할 때도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았다는 말이 돌았다. 조씨가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사실만으로 외국어고에 손쉽게 입학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외국 거주 사실만으로 정원 외 입학할 수 있는 입시 전형은 없다”며 “영어 논술과 말하기, 면접 등의 시험을 거쳐 합격했다”고 반박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