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85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 응시원서 접수는 22일부터 시작된다. 2주 뒤인 다음달 4일에는 ‘수능 가늠자’로 불리는 9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예고돼 있다. 수시모집 접수는 다음달 6일부터다. 수험생들에게는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 시기다. 입시 전문가들은 신경 쓸 일도 많고, 힘들고 지치기 쉬운 지금이 2020학년도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EBS 교재·모의고사서 틀렸던 문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라"
2020학년도 수시모집 인원은 26만8776명이다. 전체 모집 인원(34만6886명)의 77.3%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수시 지원은 수험생들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큰 적이기도 하다. 유성룡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수시모집에 지원하더라도 중·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수능시험 성적을 최저학력 기준으로 사용한다”며 “수능시험 대비에 결코 소홀해져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까지 남은 85일 마무리 학습 전략은 시기별로 3단계로 나눠 세우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1단계는 지금부터 9월 학력평가 채점 결과가 발표되는 10월 1일까지다. 이 시기에는 영역별로 손에 익은 참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번 훑어가며 그동안 공부 내용을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까지 풀었던 EBS 교재와 모의고사 문제에 대한 정리도 해두는 것이 좋다. 영역별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고, 보완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2단계는 10월 한 달간이다. 9월 학력평가 결과를 지난 3, 4, 7월 학력평가 및 6월 모의평가 결과와 비교해 보며 학습 전략을 짜야 한다. 자신의 성적이 어떤 곡선을 그리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는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 유 소장은 “수능시험이 시행된 지 어느덧 25년이 넘었다”며 “문제가 어느 정도 유형화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출 문제를 풀어보며 수능시험 유형을 집중적으로 익히고, 연계율이 70%에 달하는 EBS 교재를 한 번 더 풀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3단계는 수능까지 2주 정도를 앞둔 남은 시기다.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며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리 정리해 둔 오답 노트나 요약형으로 정리한 자료를 보며 최종 점검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실제 수능 날과 같은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모의고사를 실전처럼 풀어보는 것도 좋다.

시기별 학습전략만큼이나 중요한 게 수준별 학습전략이다. 상위권은 상위권대로 부족한 부분이 있고 중·하위권 역시 마무리 과정에서 해야 할 과제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상위권(1~2등급)은 전체 영역에서 고른 성적을 보이고, 개념 이해가 거의 완성됐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취약한 영역이나 과목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상위권은 취약점 보강 학습과 고난도 문제에 대비한 심화 학습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3~5등급)은 성적이 가변적인 상황이다.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도 있고, 되레 뒤처질 수도 있다. 중위권 수험생은 효율적인 시간 배분과 전략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알고는 있는데 정확하지 않은 것들을 위주로 확실하게 학습해야 한다. 하위권(6등급 이하)은 전체적으로 개념 정립이 미흡해 기본기가 탄탄하지 못하다.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서부터 모르는 것으로 차츰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으로 학습해야 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