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모였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을 기리면서도 DJ 정신을 자신의 정치 상황에 맞게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았다.
18일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여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앞줄 왼쪽부터 이 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황교안 자유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심상정 정의당 대표.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18일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여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앞줄 왼쪽부터 이 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황교안 자유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심상정 정의당 대표.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추도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통해 양국관계의 해법을 제시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은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정당임을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정치적 스승이었다”며 “저와 민주당은 항상 그 뒤를 따라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김 전 대통령의 ‘화해의 정치’를 부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재임 시절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찍은 한 장의 사진이 기억난다”며 “정치보복은 없었고, 이 장면이 우리 국민이 갈망하는 통합과 화합의 역사적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원내 3당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반대세력의 요구에 따라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협치의 달인’이셨다”며 협치를 통한 국정운영의 변화를 현 정부에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님을 추모하며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를 되새긴다”는 추모 글을 게재했다. 1998년 10월 일본을 국빈 방문한 김 대통령이 참의원 본회의장 연설에서 한 “일본에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대목을 언급하며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