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진단…"트럼프보다 에스퍼 장관 더 보고 싶어한다"
"트럼프 '反동맹' 발언은 선거용…동맹국도 美정책으로 안여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 경시' 발언은 내년 대선을 위한 '선거용 수사'라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나온다.

미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보다는 오히려 첫 해외 순방으로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 동맹을 찾아 파트너십을 강조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행보가 미국의 동맹관(觀)에 더 부합한다고 진단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인도·태평양 안보 전문가인 패트릭 부챈은 13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이 정권, 특히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게서 나온 수많은 반(反)동맹 발언에 대해 동맹국들은 미국이 추구하는 정책이나 방향이라기보다는 선거용 수사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한국 등과의 동맹 관계를 경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 9일 뉴욕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114.13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를 받는 게 더 쉬웠다"고 말했다.

그보다 이틀 전에는 "한국으로부터 사실상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있다.

매우 불공평하다"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대놓고 요구하기도 했다.

비즈니스맨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거래적 관점은 한미동맹을 무력화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소개하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고 불평하고, 되레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과시해 동맹인 한국보다 북한 편을 더 든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부챈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동맹 경시 발언에 대해 동맹국들은 에누리해서 듣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동맹국 정부들은 에스퍼와 같은 사람을 훨씬 더 헌신적인 동맹관계 관리자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맹국 정부들이 직접 대화라는 측면에서 대통령보다는 에스퍼와 같은 사람들에게 훨씬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을 앞으로 보게 될 것"이라면서 "그들은 선거용 수사와 현실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아·태 전문가 조슈아 피트 연구원도 에스퍼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동맹국들의 '비슷한 반응'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에스퍼 장관의 순방 결과에 대해 "국방부의 국방전략에서 제시된 대로 역내 동맹국과 파트너들의 역할에 대해 매우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맹국들은 에스퍼가 동맹과 협력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에스퍼에게 동맹과의 관계에서 신뢰성을 가질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