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한동안 지연됐던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시동을 다시 건 것으로 전해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람코가 기업공개 계획을 재가동하고 있으며, 기업공개 희망 시점을 내년 초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아람코, 기업공개 재시동…WSJ "내년초 IPO 계획 희망"
이는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이 지난 3월 '2년 내'로 언급한 시간표보다 다소 빨라진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로 불리는 무함마드 빈ㅊ살만 왕세자도 지난해 10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아람코의 기업공개 시점을 "2020년 말, 2021년 초가 될 것 같다"고 밝혔었다.

WSJ은 사우디 정부가 최근 아람코의 채권발행 흥행을 활용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아람코는 지난 4월 첫 회사채 발행을 통해 120억 달러를 모았다.

애초 예상치 1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대박'으로 평가됐다.

당시 채권 금리는 만기가 같은 사우디 국채보다 낮게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정부 관리들은 지난해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따른 국제적인 압력도 완화된 것으로 믿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아람코가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실적과 관련한 어닝 콜을 할 예정이라면서 이는 기업공개를 염두에 둔 '자리 깔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향후 기업공개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람코의 기업공개는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급진적 경제 개혁인 '비전 2030'의 핵심이자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사안이다.

아람코는 지난 2016년 국내 증시와 해외 증시에 5%의 지분을 동시 상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고 기업공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기업가치 저평가 등에 대한 우려로 지연됐다.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2조 달러(약 2천424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5%를 상장하면 산술적으로 1천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분석가들은 아람코의 가치를 1조∼1조5천억달러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런던, 뉴욕,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증시가 아람코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