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지역에서 생산된 셰일가스를 액화하고 운송하는 ‘미드스트림’에 국내 기관투자가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 미국이 이른바 ‘셰일혁명’으로 지난해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에 올랐지만 액화시설과 파이프라인 등 미드스트림 설비가 부족해 셰일업체들이 높은 이자비용을 감수하고 자금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셰일산업에 몰리는 국내 기관들…美 미드스트림에 2兆 이상 투자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와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미국 최대 오일 산지인 뉴멕시코 퍼미안 지역에 있는 셰일가스 G&P(채집 및 처리)업체 솔트크리크 미드스트림에 총 8500만달러 규모의 메자닌(주식 전환 가능한 중순위 채권) 투자를 했다. 예상 수익률은 원화 기준 연 9%대다. 솔트크리크는 유전에서 뽑아낸 원유를 모아 1차 가공한 뒤 파이프라인까지 공급하는 설비를 개발하는 회사다. 하나금투는 지난해에도 미래에셋 등과 함께 이 회사 선순위 채권에 약 4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셰일가스산업은 가스를 개발·생산하는 업스트림과 생산된 가스를 처리하고 수송하는 미드스트림,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다운스트림으로 나뉜다.

지난해부터 국내 기관은 미드스트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작년 9월 SK(주)와 함께 퍼미안 지역에 있는 브라조스 미드스트림 자회사 인수에 참여했다. 모건스탠리가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20억달러)의 절반인 10억달러를 국민연금과 SK가 맡았다. 같은 해 12월엔 신한금융투자가 노스다코타주 배컨, 텍사스주 이글퍼드 지역에 있는 미드스트림 업체 EIF밴훅에쿼티홀딩스에 1억5000만달러의 선순위 대출 투자를 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SK(주)가 3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마셀러스 유티카 지역의 블루레이서 미드스트림에 지분 투자했다.

국내 기관들이 북미 셰일가스 미드스트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비교적 낮은 위험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미드스트림은 채굴 성사 여부나 유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성이 갈리는 업스트림과 달리 가동 중이거나 매장 여부가 확인된 유전에 대한 설비 투자여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수익률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황정환/이현일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