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규 원더펫 대표가 애견펜션 수영장 앞에서 직원과 함께 자신의 사업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최형규 원더펫 대표가 애견펜션 수영장 앞에서 직원과 함께 자신의 사업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경북 청도군 각북면은 풍광이 아름답고 공기가 청정해 전국적으로 알려진 전원주택촌이다. 경상북도의 도시청년시골파견제에 후배와 함께 응모해 지난해 11월 선정된 최형규 대표(40)는 각북에 귀촌해 애견놀이터이자 애견펜션인 원더펫을 운영하고 있다. 원더펫은 아름다운 각북의 시골 도로 옆에 자리잡았다. 최 대표가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경상북도가 지난해 공모한 도시청년시골파견제에 선정되면서부터다. 최 대표는 2017년 1기 모집에 응모했다 탈락한 뒤 사업계획을 발전시켜 3차 공모에 도전해 선정됐다.

도시청년시골파견제는 경상북도가 인구소멸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시지역의 재능 있는 청년들을 지역으로 유입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 활동을 통해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2017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사업이다. 지난해부터는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인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으로 선정돼 국비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모 분야는 지역 자원과 특산품을 활용한 창업, 청년문화예술 창작활동, 전시, 체험공간 조성 등 청년의 도전정신 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사업 등 다양하다. 최종 선발된 청년에게는 활동비 및 사업화 자금을 1인당 최대 2년간 연간 3000만원씩 지원한다. 사업화에 따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가 컨설팅도 지원받을 수 있다.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위로 전역한 최 대표는 자영업과 유통업 등을 하다가 여러 번 실패를 겪었다. 최 대표는 2017년 식용 귀뚜라미 등 식용곤충사업을 시작했다. 곤충 사육은 어렵지 않았고 식용곤충 사육 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소비가 생각처럼 늘지 않자 포기하는 농가가 많아지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최 대표는 식용 외에 애견 사료나 간식으로 개발한다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최 대표가 식용곤충 사업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북미와 유럽에서는 대체 식용곤충이 단백질로 애용되면서 식용곤충을 활용한 벤처기업 창업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었다.

최 대표는 황태와 귀뚜라미 등 곤충 단백질을 이용한 수제사료 제조와 체험장으로 사업계획을 다듬었다. 애견카페와 펜션이라는 서비스업과 수제간식 제조의 꿈을 도시청년시골파견제가 실현할 수 있게 도와줬다.

3300㎡ 규모의 꽤 넓은 전원주택을 임차해 애견펜션업을 시작했다. 펜션에는 반려동물 카페와 놀이터, 수영장까지 갖췄다. 마당이 넓어 애완동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크게 늘었지만 애완동물을 함께 데려갈 수 있는 펜션이 많지 않아 주말에는 예약이 몇 달치씩 밀려 있다. 최 대표는 “애완동물과 함께하는 휴양문화가 발전할 것”이라며 “다른 청년들과 함께 폐교를 활용한 숙박 체험 등 다양한 사업을 청도군 전체로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개장한 원더펫의 매출은 월 500만원 선이지만 앞으로 수제간식 체험과 평일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더펫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들밥을 만드는 인근 식당도 손님이 늘어났다. 최 대표는 “시골에 천연염색 기술을 보유한 어르신과 수제맥주를 제조하는 청년들이 함께하는 사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해보겠다”며 “농촌이 청년의 꿈을 키울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도=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