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상 '위협→중대한 위협' 수위 높여…아베 총리는 '의미 축소'
美의 '北 단거리 미사일' 용인·한일관계 균열에 日 '위기 고조'
북일정상회담 힘 쏟는 아베는 발언 자제…트럼프와의 온도차 부각도 부담
北발사체에 日 엇박자…방위상 "중대 위협"-아베 "안보 영향無"
북한의 잇따른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엇갈린 발언이 나오고 있다.

방위상이 발언 수위를 높이며 위협임을 강조하는 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의미를 축소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발사체로 인해 위협을 느끼면서도 북일 정상회담 성사의 기대는 포기하지 않은 일본 정부가 처한 이중적인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이날 새벽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우리나라(일본)에 중대한 위협이자 심각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한 발언들에 비해 비판 강도가 높아진 것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서는 "지난 5월 발사한 것과 같은 종류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지만, 지난달 31일에는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위협'이라고 말했고, 이날 다시 '중대한 위협'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北발사체에 日 엇박자…방위상 "중대 위협"-아베 "안보 영향無"
이와야 방위상과 달리 아베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되도록 심각성을 부각하지 않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휴가 중 후지산 인근에서 골프를 즐기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 소식을 듣고 "일본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과거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새벽 시간이더라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회의를 소집하며 긴박하게 움직였지만, 이때는 NSC를 소집하지 않고 골프를 계속 즐기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31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서도 "일본의 안전보장에 영향을 주는 사태는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는 이날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야 방위상이 발언 강도를 높이며 위협임을 강조하는 것은 북한이 잇따라 발사하고 있는 단거리 발사체 중 일부가 일본을 사정거리에 둘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일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일 관계 악화로 한국과의 안보연대에 균열이 생긴 데다, 미국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상황에서 일본이 북한의 계속되는 발사체 발사에 실제로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北발사체에 日 엇박자…방위상 "중대 위협"-아베 "안보 영향無"
하지만, 일본은 북일 정상회담을 계속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예전처럼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부터 '납치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을 때'라는 전제 조건을 없애고 '조건 없이' 북일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고 누차 얘기하며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주변국들과의 외교 이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일 정상회담을 국내 정치에서 동력으로 활용할 구상이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은 꾸준히 북한 측과 접촉하면서 정상회담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르면 오는 12월 중의원 선거가 열릴 전망이어서 아베 정권은 그 이전인 9월 제3국에서라도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비판 발언을 삼가하고 있는 것은 이처럼 북일 정상회담 성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아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온도차를 보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그의 입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이 사라진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의 북한 미사일 발사 때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北발사체에 日 엇박자…방위상 "중대 위협"-아베 "안보 영향無"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