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내야수 손호영이었다.
실기 테스트가 끝난 뒤 면접에서도 손호영이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다.
한 스카우트는 "대학을 중퇴한 시기와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손호영은 "홍익대 1학년 때 중퇴했습니다. 그때는 야구가 너무 힘들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후에도 부상 이력 등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면접을 끝내고 취재진과 만난 손호영은 "예상했던 질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질문을 받으니 긴장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했다"고 했다.
"엘리트 야구를 하다가 그만둔 건, 내게 꼬리표가 될 수 있다.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정말 열심히 야구만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꼬리표를 뗄 수 있지 않을까. 미국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고,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야구뿐이다."
손호영이 프로 스카우트 앞에서 하지 못한, '준비한 대답'이었다.
의왕부곡초교 3학년 때 야구에 입문한 손호영은 평촌중, 충훈고를 거쳐 홍익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 1학년 때 팀을 떠났고,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단체 생활'을 해야 하는 프로야구에서 갑자기 팀을 떠난 이력은 '감점 대상'일 수도 있다.
미국 생활은 짧았다.
마이너리그에서 내야수로 뛰던 손호영은 2016년 투수로 전향했다.
하지만 어깨 통증을 느껴 수술을 받았고 2017 시즌을 앞두고 방출됐다.
손호영은 "실력이 부족해서 방출됐다"고 인정하며 "육군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TV 등으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인연을 맺은 선배들이 KBO리그에서 뛰는 걸 봤다.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형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군에 있을 때도 휴식 시간에 개인 훈련을 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 입단할 때부터 지금까지 야구만 생각했다"며 "프로에 입단할 기회를 주면 (이)학주 형, (하)재훈이 형처럼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우투우타 내야수인 손호영은 준수한 수비와 빠른 발을 갖췄다.
배트 스피드에도 자신이 있다.
손호영을 지켜본 프로 스카우트들은 "팀 상황에 따라 영입이 가능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압박 면접을 마친 손호영의 합격 여부는 26일 열리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