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안성·의왕 등 곳곳에 35도 넘는 무더위…온열질환 주의보

도내 전역에 폭염 경보가 사흘째 지속하고 있는 5일 경기도의 피서지에는 햇살을 피해 더위를 버텨내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동굴서 풀장까지 피서객 북적…소방관들은 화재진화에 비지땀
도심 피서지로 유명한 광명시 광명동굴은 월요일 오전임에도 1천200여 명의 방문객이 몰려 더위를 식혔다.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외부 기온과 달리 연중 12도를 유지하는 동굴 안에서 시민들은 모처럼 긴 소매 옷을 챙겨 입고 서늘함을 만끽했다.

광명동굴 관계자는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지난 주말에는 2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동굴을 찾았다"며 "개장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와 대기열이 수백m에 이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용인시 캐리비안 베이는 시원한 물줄기로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이 몰려 개장 시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동굴서 풀장까지 피서객 북적…소방관들은 화재진화에 비지땀
입장객들은 워터 슬라이드에 몸을 맡긴 채 물속에 빠져들거나 원형 튜브에 앉아 급하강과 상승을 하는 야외 어트랙션을 타면서 찌는 듯한 더위를 날려버렸다.

2m가 넘는 높이의 파도가 몰려오는 파도 풀과 튜브를 타고 풀장을 떠다닐 수 있는 유수풀 등도 빈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찜통더위 속에서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화마가 내뿜는 열기와 뙤약볕의 열기를 동시에 견디며 씨름해야 했다.

이날 오전 1시 50분께 시흥시 과림동의 한 쓰레기 야적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밤새 이어진 진화 작전에도 불길이 잡히지 않자 소방당국은 오전 5시 30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 펌프차 등 장비 30여 대와 소방관 140여 명을 투입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이다.

다행히 화재 발생 6시간여 만에 큰 불길은 잡혔지만, 소방관들은 2천100㎡ 규모의 야적장 곳곳을 헤집으며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잔불을 정리해야 했다.

야적장에는 가로·세로 각각 15m·80m, 높이 5m의 쓰레기가 쌓여있어 잔불 정리를 끝마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동굴서 풀장까지 피서객 북적…소방관들은 화재진화에 비지땀
이 밖에도 도에는 이날 오전에만 50여 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대원들도 사람이라 날씨가 더울수록 작업이 어려워지는 게 당연한 현실"이라며 "누전이나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 조금씩 더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경기지역에는 지난 3일 오전부터 31개 시·군 전역에 폭염 경보가 발령 중이다.

폭염 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씨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각각 발효한다.

기상청은 태풍 '프란시스코'의 영향권에 접어드는 오는 7일까지 무더위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최고기온은 가평 35.8도, 안성 35.8도, 의왕 35.7도, 광주 35.2도, 양주 35.1도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폭염이 이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노약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 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