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대체할 새로운 군비통제 조약에 중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이날 0시를 기해 이 조약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했다.
이 조약은 냉전이 한층이던 1987년 체결된 것으로, 미국과 옛 소련 양국이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배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탈냉전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핵미사일 증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조약과 관련해 "우리는 분명히 어느 시점에 중국도 포함시키길 원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는 세계를 위해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새로운 무기 합의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중국의 지도자들과 최근 대화를 나눈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도 일부(핵 무기)를 없애고 우리도 일부를 없앤다"며 중국 역시 이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INF 조약 탈퇴 첫날부터 다자 조약으로의 전환을 내세워 중국을 압박하는 등 역내 안보 패권 경쟁에 있어 대(對)중국 견제 강화에 나선 것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INF 조약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했다고 선언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에 과거 양자 조약을 넘어서는 새로운 무기 통제의 시대를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장을 시작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겼다"며 "앞으로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 진정한 안보 결과를 전하도록 이 기회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측이 INF 조약에서 탈퇴하자마자 러시아의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크루즈·탄도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군비 증강 경쟁이 조기에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은 이미 이동식·재래식 지상 발사 크루즈·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개시했다"면서 "우리가 (조약에서) 탈퇴한 만큼, 국방부는 러시아의 행동에 신중하게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런 재래식 미사일 개발을 전력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