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인수를 철회한 코스닥 상장사 두올산업이 수십 건의 공시 번복으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됐다. 불성실 공시법인이 확정되면 벌점에 따라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올산업은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공시 번복에 따른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예고를 최근 받았다. 회사가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철회(1건) △유상증자(제3자 배정) 결정 철회(3건) △전환사채(CB) 발행 결정 철회(5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결정 철회(8건) 등 총 17건의 공시 번복을 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달 초 두올산업은 싱가포르에 있는 지주사 SG BK그룹의 지분 57.4%를 2357억원에 현금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BW 및 CB 발행 등 공시도 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관련 내용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SG BK그룹은 빗썸 인수를 추진 중인 BTHMB홀딩스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회사다.

거래소는 오는 23일까지 공시위원회를 열어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벌점·제재금 부과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부과벌점이 5.0점 이상이면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된다.

1년 내 누적 벌점이 15점 이상 되면 거래소 규정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불성실 공시에 따른 벌점이 한 건에 평균 3~4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17건의 공시 번복으로 이미 상장폐지 심사 대상 요건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시별로 벌점을 추산한 뒤 가장 높은 벌점에서 최대 2분의 1까지 가산하는 구조”라며 “개별 벌점이 10점은 돼야 15점까지 벌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