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문 열어둔다면서도 최전선 외무장관 제재…갈등 심화 예고
美, 핵합의 주역 이란 외무까지 제재…"최고지도자 위해 활동"
미국이 이란과의 갈등 속에 2015년 핵합의의 주역인 이란 외무장관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이란과의 협상의 문은 여전히 열어두겠다고 밝혔지만 협상의 최전선에 선 외무장관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으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 재무부는 31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리프 장관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재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및 관련자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최고지도자를 위해 활동해온 자리프 장관을 제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유엔본부 방문을 포함한 자리프 장관의 미국행에 대해서는 사례별로 비자 발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9월에 열리는 연례 유엔총회에 자리프 장관이 참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면서도 자리프 장관에 대한 제재는 잠재적으로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가능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면서도 미국 정부가 자리프 장관을 주요한 결정권자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자리프 장관은 2015년 이란 핵합의를 성사시킨 주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대 외교성과로 꼽혀온 이란 핵합의 탈퇴를 공언했고 당선 후 실제로 실행했다.

당초 미 재무부는 지난달 24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자리프 장관도 며칠 내로 제재하겠다고 밝혔으나 한달여가 지난 이날 제재를 단행했다.

오만해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잇따른 데 이어 지난달 20일 이란이 미국 무인기를 격추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날 군사공격을 준비했다가 취소했다고 밝히는 등 양국 간 긴장이 급격히 치솟았으며 이란 최고지도자 등을 겨냥한 미국의 잇단 제재로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