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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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사지 않는 3040세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신차 구매 시장에서 30~40대 비중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경기 부진에 취업난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사라지면서 차를 구매하는 대신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라는 분석이다.

차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50대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신규등록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30~40대가 구매한 차량은 24만8567대로 작년 상반기(28만8143대)보다 13.7% 감소했다. 전체 구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1%로 역대 가장 낮았다. 이들 세대 구매 비중은 2016년(41.0%)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30대가 구매한 승용차는 11만20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3% 급감했다. 감소폭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컸다. 40대의 구매는 작년 상반기보다 10.6% 감소한 13만6543대로 집계됐다. 협회 관계자는 “가장 활발한 구매층이었던 30~40대의 자동차 구매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경기 악화로 이들 세대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공유차 등 자동차 이용 방식이 다양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안정적인 구매력을 갖춘 50대가 자동차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50대가 올 상반기에 구매한 차량은 14만3542대(19.7%)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50대가 40대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0대 이상이 구매한 차량은 8만233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찾으면서 모든 연령대 중 유일하게 구매가 증가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경기 부진에 차량공유 이용 증가…車 안사는 30~40대
경유차 외면하는 소비자들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유차를 외면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경유차는 35만1126대로 전년 동기(42만329대)보다 16.5% 급감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2%에서 39.5%로 5.7%포인트 떨어졌다.

경유차의 빈자리는 휘발유차와 친환경차가 채웠다. 올 상반기 판매된 휘발유차는 40만3924대로 2013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경유차를 넘어섰다. 하이브리드카(HEV: 휘발유·전기 혼용차)는 구매 보조금 제도가 끝났는데도 작년 상반기 대비 20.7% 증가한 5만1257대가 팔렸다. 전기차는 보조금이 확대된 가운데 현대자동차 코나, 기아자동차 니로 등이 인기를 끌면서 1년 새 46.4%(1만1847대→1만7346대) 급증했다.

최근 일본 자동차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상반기에는 일본 차가 큰 인기를 끌었다.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일본산 수입차는 2만3850대로 전년 동기(2만1526대)보다 10.8%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독일 브랜드 차량 판매는 34.2% 급감했다. 일본과 함께 판매가 증가(18%)한 스웨덴 브랜드를 제외하고 영국(-25.3%), 프랑스(-20.8%), 이탈리아(-16.0%), 미국(-0.7%) 등 모든 수입 브랜드 판매가 줄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