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가맹본부와 점주 간 분쟁에 중재자로 나서 처음으로 조정을 끌어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도해오던 관련 분쟁 조정업무를 올해부터 광역자치단체에서도 할 수 있게 된 이후 지자체에서 중재가 성사된 첫 사례다.

경기도 '가맹본부·점주 분쟁' 첫 조정…동물병원 점포이전 중재
31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는 이날 가맹점주 A씨와 B가맹본부가 합의한 조정조서를 의결했다.

합의된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이들은 앞서 15일 조정협의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합의했다.

양측이 분쟁을 겪은 경위는 이렇다.

대형마트 안 프랜차이즈 동물병원 점포를 2017년 양도받아 운영하던 A씨는 2019년 임대차 계약 기간이 종료되자 B가맹본부로부터 병원 점포를 옮기라는 안내를 받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

사전에 관련 비용 등 안내를 받지 못한 A씨는 갑작스러운 이전으로 예상치 못한 이전 비용과 철거 비용, 수익 감소 문제가 발생했다며 2월 26일 경기도 조정협의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경기도 조정협의회는 가맹본부가 A씨에게 계약 종료 가능성을 미리 알려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고려해 점주가 주장한 손해액 3억원 가운데 7천만원을 부담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냈고, 양측 모두 동의해 조정이 이뤄졌다.

이종현 조정협의회 위원장(가천대 교수)은 "조정협의회가 양 당사자의 의견을 듣고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 내놓은 조정안에 합의해 첫 조정이 성립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올해 조정협의회 출범 후 42건의 조정신청을 받았다.

이 가운데 5건은 당사자 합의(조정안 수락 1건 포함)로 조정 성립됐으며, 27건은 각하 등으로 종결 처리됐다.

나머지 10건은 조정 진행 중이다.

가맹사업법·대리점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정거래위가 처리해온 가맹사업과 대리점 분야 분쟁 조정 업무가 올해 1월부터 서울시·인천시·경기도 등 광역자치단체에서도 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 만연한 불공정문제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공정위와 국회를 상대로 공정거래 감독 권한의 추가 이양을 지속해서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는 경기도 공정거래지원센터(☎031-8008-5555)를 통해 법률상담 및 분쟁 조정신청이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