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도 하락하면서 11분기째 연속 영업이익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마몽드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의 마케팅 비용을 확대하면서 이익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영업이익이 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71억원으로 47.9%나 급감한 반면 매출액은 1조3931억원으로 3.7% 늘었다.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예상치인 1255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날 2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장중 14만2000원까지 하락하면서 신저가를 경신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하위 브랜드의 중국 마케팅 비용 확대가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매출액은 5121억원으로 7%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마몽드의 중국 현지 마케팅 투자를 늘렸다. 이니스프리의 매장 리뉴얼과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교체, 판촉활동을 통해 중국 시장 내 출점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 현지 모델과 협업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도 전개했다.

하지만 이같은 마케팅 비용 확대에도 중국 현지에서 이니스프리와 마몽드의 매출액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에서 설화수 외에 베스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브랜드 채널별 투자를 확대하다보니 이익은 줄었지만, 매출은 한 자릿수대 성장했다"며 "하반기 중국에 첫 선을 보이는 프리메라도 기대하고 있으며, 이니스프리와 려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와 헤라는 호조를 보였다.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바이탈뷰티 등 럭셔리 부문의 면세 채널 판매 확대는 국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문제는 영업이익률도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6.3%로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 하락했다. 1분기와 비교해서도 6.6%포인트나 떨어진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부진 여파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익도 부진했다.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5689억원으로 1% 늘었다.

증권가도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진행하고 있는 중국 현지 마케팅 투자가 유의미한 수요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면서도 "당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불확실성과 국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구조적인 채널 부진으로 단기간 내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올해 예상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SK증권은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예상 매출액을 5조5840억원에서 5조497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4970억원에서 4780억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 현지 마케팅 효과와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국내 면세점 성장률을 반영했다.

삼성증권도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줄였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5조4950억원, 영업이익은 4190억원으로 제시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