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등 中지도부와 함께 바바오산 혁명묘지 조문
베이다이허 회의 앞두고 권력 경쟁 재연 분석도 나와
두문불출 하던 中장쩌민, 리펑 영결식 참석
미·중 갈등 심화와 홍콩 대규모 시위 지속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절대 권력이 위협받는 가운데 94세 노구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장쩌민 전 주석은 지난 2017년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참석 후 공개 활동을 꺼려왔기 때문에 그의 등장은 여전히 중국 내 권력 다툼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조심스러운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내달 초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이 휴가를 겸해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의 개막을 앞두고 장쩌민 전 주석이 얼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3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중국중앙TV에 따르면 장쩌민 주석은 전날 부축을 받으며 베이징(北京)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동묘소에서 열린 리펑(李鵬) 전 총리의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이 참석했고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은 불참하는 대신 조화를 보내 고인을 기렸다.

장쩌민 전 국가 주석은 리펑 전 총리가 병석에 있을 때나 별세했을 때도 그를 찾아가 보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중국중앙TV는 이날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리펑 전 총리의 영결식에 참석하는 장면과 조화 등을 소개했다.

두문불출 하던 中장쩌민, 리펑 영결식 참석
장쩌민 전 주석의 공개 석상 등장이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기 둔화가 두드러지는 데다 홍콩 시위 또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이 도전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2017년 10월 제19차 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재선출된 데 이어 2018년 3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임됨에 따라 당·정·군을 틀어쥔 삼위일체 권력을 부여받았다.

특히 제13기 전인대에서는 국가주석의 3연임 제한 조항이 삭제된 헌법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시 주석은 마음만 먹으면 '종신 집권'도 가능하게 됐지만 최근 대내외 악재로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헌법 개정 등으로 종신 집권을 할 수 있게 됐지만 미·중 갈등과 홍콩 시위라는 변수가 터지면서 복잡한 국면이 됐다"면서 "장 전 주석의 세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이 두 현안을 어떻게 잘 해결하느냐가 향후 중국 지도부 권력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