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유통환경 변화로 인해 유통채널별로 희비 교차

제주에서 대형마트 부진이 두드러진 반면 편의점과 면세점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

제주지역 대소형 마트 '울고' 대형 면세점은 '웃고'
30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유통업 환경변화에 따른 영향 분석'에 따르면 제주지역 유통업은 2010년 이후 인구순유입과 관광객 증가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지역 유통업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수준을 상회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소매업을 중심으로 볼 때 매출액은 2003년 4조원에서 2017년 12조원으로 연평균 8.1%의 증가율을 보이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업체 수는 2000년 1만1천795개에서 2017년 1만4천383개로 연평균 1.2% 증가했고, 종사자 수 역시 2000년 2만9천명에서 2017년 4만3천명으로 연평균 2.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제주의 관광객 영향력 증대, 소량 구매 수요 증가, 온라인 쇼핑 선호, 경기 부진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 대형마트에 대한 정부 규제 시행 등 여러 가지 환경변화로 인해 슈퍼마켓과 편의점, 면세점 등 유통채널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지역 대소형 마트 '울고' 대형 면세점은 '웃고'
한국은행은 우선 변화하는 유통업 환경 속에서 제주지역 대형마트(면적 3천㎡ 이상)와 소형 슈퍼마켓(면적 165㎡미만)의 부진이 두드러진 반면 편의점과 중형슈퍼마켓(면적 165∼3천㎡ 미만), 면세점의 성장세가 확대했다고 밝혔다.

2003∼2017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을 보면 편의점 18.5%, 중형 슈퍼마켓 10.1%, 대형마트 5.1%, 소형 슈펴마켓 0.2%를 기록했다.

영세한 소형 슈퍼마켓의 경우 편의점 위주의 골목상권 재편으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고, 대형마트는 온라인 쇼핑 선호 등 영향으로 한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며 부진했다.

전체 편의점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해서 개별 편의점의 수익성도 함께 좋아진 것은 아니다.

편의점이 소형 슈퍼마켓을 대체하면서 점포수가 단기간 내 급증함에 따라 제주지역 편의점의 실질포화지수는 194.0(2017년 기준, 전국 평균 100)으로 16개 시도 중 1위다.

편의점 점포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동종 업종간 경쟁이 심화해 수익성이 지속해서 악화했고, 결국 지난해 1-8월 편의점 폐업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9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주지역 대소형 마트 '울고' 대형 면세점은 '웃고'
반면 대형 면세점의 매출 성장세가 확대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필두로 한 제주지역 대형 면세점 매출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갈등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롯데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2천434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58%, 신라는 2천724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6%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대형 면세점의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제주관광공사(JTO)가 운영하는 면세점 등 여타 면세점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유통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 온·오프라인 통합서비스, 물류·배송 서비스, 특화 상품 개발 등 유통채널별로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추진해야 하고 경영컨설팅 및 업종 전환 유도 등을 통해 경쟁력을 상실한 편의점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제주지역 면세점 매출이 중국인 관광객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대외 리스크 요인에 취약하므로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지역 중소형 면세점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