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사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사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9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갱신 문제와 관련해 "2016년 체결 이후 매년 자동 연장돼 왔다"며 연장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대남 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이 협정의 폐기를 주장했다는 보도에 관한 질문에 "양국 간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안보 분야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일본 정부로서 한일관계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협력해야 할 과제는 확실히 협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감안해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8일 논평을 통해 GSOMIA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과 한반도 재침략의 발판을 제공하는 매국적인 협정이라며 한국 내에서 협정 파기 요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GSOMIA의 유효 기간은 1년이다. 기한 만료 90일 전(8월 24일) 어느 쪽이라도 협정 종료 의사를 통보하면 종료된다.

한국 내에서는 이달 초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 이후 이 협정을 파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정부가 수출규제 강화의 명분으로 '신뢰 상실'을 들고 있는 만큼 신뢰할 수 없는 나라끼리 가장 민감한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GSOMIA의 유지를 원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주무 부처 수장인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도 지난 23일 이 협정의 파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고려할 때 안전보장 면에서 미일, 한일, 한미일의 연대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 협정과 관련해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 "지금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며 유동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스가 장관은 부산시가 일본과 행정교류 사업을 관계가 개선될 때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응했다.

스가 장관은 "한일관계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국 관계의 장래를 위해 상호 이해의 기반이 되는 국민 간 교류와 자치단체 간 교류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전날 '부산-나가사키 우호교류항목협의서 체결' 등 일본과의 행정교류 사업을 한·일 관계가 발전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공무를 위한 일본방문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