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형 외에는 안해" 의미 축소…"北에 잘해왔지만 지속 의미는 아냐" 폼페이오, 北미사일 발사 '협상용 지렛대' 인식…"두어주 내 협상 재개 기대" 이번 발사 따로 문제 삼지 않을 듯…추가 압박시 두고볼 수 없다는 메시지도
미국 정부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외교적 해결 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의 결실인 실무협상 재개를 기대하며 이번 발사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겠지만 추가적 군사 압박 행보에 나설 경우에는 가만히 있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거듭 내세운 뒤 "그들은 정말로 보다 작은 미사일(smaller ones) 외에는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아 왔다"며 많은 이들이 하는 소형 미사일 실험만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시간으로 25일 있었던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첫 언급이다.
이번 발사를 특정해 지칭하진 않았지만, 일단 그 의미를 축소하며 북한의 궤도이탈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미사일 발사로 인해 '판문점 회동'의 성과도 자칫 빛바래질 수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판문점 회동 당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계속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뒷얘기를 공개했다.
미국령인 괌 타격 능력을 갖춘 IRBM 발사 중단을 지속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을 공개, 북한의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약속 파기'는 아니라는 점을 내세움으로써 그 파장을 줄이는 한편 그 이상의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의 뜻도 같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외교적으로 나아갈 길과 협상을 통한 해결책이 있다고 계속 확신한다"면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두어주(a couple of weeks) 안에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실무협상 재개를 통한 외교적 해결 기조에는 변함이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모두가 협상을 준비하면서 지렛대를 만들고 상대편에 대한 위험요소를 만들려 하는 것"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기는 하지만 추가 제재 등으로 문제를 삼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판문점 회동을 통해 김 위원장과 실무협상 재개 합의라는 성과를 도출한 만큼 이를 현실화시키며 대북외교에서 결실을 보는 데 계속 주력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군사적 압박 행보를 계속 두고 볼 생각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매우 잘해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그것(북한에 대해 매우 잘해온 것)이 계속 지속할 것이라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여지를 남겼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 일단 '인내심'을 발휘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유지하면서도 추가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나 이란이 몰아붙일 경우 미국의 군이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그러나 당신이 말한 것은 다소 절제된 표현"이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군사옵션을 포함, 강경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더 이상의 도발이 없기를 촉구한다.
모든 당사자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당초 예상됐던 7월 중순을 이미 넘긴 가운데 북한이 잠수함 공개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군사적 압박조치를 이어가며 주도권을 점하려 한다면 마냥 두고 볼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던진 셈이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을 통해 어렵사리 실무협상의 기회가 다시 마련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입장에서 시작하려는 양측의 줄다리기는 한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좀처럼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접점이 마련되지 않는 와중에 북한이 대미압박 행보를 이어갈 경우 미국도 점점 곤란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을 최대 대북외교 성과로 삼아왔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압박 행보가 2020년 재선 가도에 장애물로 등장하는 상황을 가장 경계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