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은 유통업계의 화두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 중 하나다. 온라인 매출만 따지면 이미 세계 최대 면세점으로 올라섰다.

롯데면세점의 온라인 매출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2조147억원. 이는 2017년 대비 46.3% 증가한 것이다. 올 상반기에도 1조4200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4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간으로는 2조9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13년 8% 수준에 불과하던 것이 작년 약 30%까지 상승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멤버십 제도를 개편하고 온라인 구매 시 적립금을 추가로 쌓아주는 등 적극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 온라인 멤버십을 개편했다. 회원 등급별 구매 금액 기준을 절반가량으로 확 낮췄다. 되도록 많은 소비자에게 회원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가 ‘블랙’으로 바뀌면서 회원 자격 기준 금액은 연 5000달러 이상에서 2500달러 이상으로 낮아졌다. 기존 플래티넘 플러스 등급은 ‘퍼플’로 바뀌고 3000달러 이상에서 1500달러 이상으로 조정됐다. 1000달러 이상 구매 조건인 플래티넘은 ‘레드’로 변경되면서 금액도 500달러 이상으로 낮아졌다.

편의성도 개선했다. 롯데인터넷면세점은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언어로 돼 있다. 국내 면세점 중 가장 많은 언어를 지원한다. 작년 9월에는 업계 최초로 중국어 번체자 사이트를 열었다. 번체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많이 쓴다. 번체자 사이트를 열자 수요가 폭발했다. 이들 중화권 3개 국가를 상대로 한 올 상반기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1% 급증했다.

롯데면세점의 모바일 스토어 내 ‘인도장 혼잡도 조회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아주 좋음, 양호, 혼잡, 매우 혼잡 등 네 가지 상태로 인도장 혼잡도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를 참고하면 공항 인도장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물건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미리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여권 정보, 출국 정보, 주문서 등으로 나뉘어 있던 결제 단계를 최근 하나로 통합, 간소화한 것도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도 많다. 현재 1100여 개 브랜드, 8만7000여 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 가운데 324개 브랜드는 롯데면세점에 단독 입점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정형화된 면세점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다. 올 상반기 프리미엄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 마켓컬리, 디자이너 편집숍 W컨셉 등,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등과 제휴를 맺고 이들 업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