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박서준/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자' 박서준/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사자'의 주요 인물 중 가장 중요한 캐릭터를 꼽으라면 이견 없이 박서준이 연기하는 용후일 것이다.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후 세상에 불신만 남은 격투기 챔피언에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상처가 생긴 후 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와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용후의 성장기가 영화의 주요 줄거리이기 때문.

'악의 연대기', '청년경찰'을 거쳐 스크린에서도 존재감을 뽐내던 박서준은 '사자'를 통해 원톱 주연으로 극을 이끌며 배우로서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박서준은 '사자'를 위해 하루 8시간 이상씩 운동하며 극중 용후의 직업인 격투기 선수에 걸맞는 완벽한 외형을 만드는가 하면, 걸음걸이까지 준비해 와 카메라 앞에 섰다. 작품 안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박서준은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지만 즐겁게 잘해내고 싶었다"면서 작품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사진=영화 '사자' 스틸
/사진=영화 '사자' 스틸
"촬영 현장에서도 가장 많은 포커스를 받았어요. 제 표정 하나하나에 현장 분위기가 바뀐다는 걸 느꼈죠.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 안성기 선배님의 모습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선배님이 계서서 의지하며 올 수 있었어요. 부담감과 책임감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했죠."

배우 경력 62년차인 안성기는 박서준에게 먼저 "선생님이라 부르면 너무 거리감 느껴지니 선배라고 불러라"라고 요청했다고. 극중 브로맨스를 보여준 두 사람은 촬영장에서도 돈독한 관계를 이어갔다. 이날 박서준은 같은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안성기가 마지막 일정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인사를 하고 가기도 했다. 자신을 깍듯하게 챙기는 후배에게 안성기는 흐뭇한 미소로 답했다.
/사진=영화 '사자' 스틸
/사진=영화 '사자' 스틸
그럼에도 박서준은 자신이 노력한 부분보다 주변으로 공을 더 많이 돌렸다.

박서준의 전작인 '청년경찰'을 함께했던 김주환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부분도 "편안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꼽았다.

김주환 감독은 '청년경찰'이 극장에서 막을 내릴때 즈음 박서준에게 '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꺼내놓았다. 박서준에게 "하고 싶은 역할이 있냐"고 물었고, 박서준은 "'청년경찰'에서 발랄한 모습을 보여줬으니 이번엔 좀 더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 속에서 용후를 상징했던 검은 색의 의상과 소품들 역시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해 완성했다.

"한번 같이 해봤으니 더 편했어요. 촬영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 지 예측이 되니까요. 감독님 뿐 아니라 촬영팀, 조명팀 등 함께했던 스태프들도 '청년경찰'을 함께 했던 분들이라 적응이 빨랐죠. 촬영장이 편한게 연기를 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좋았어요. 익숙한 사람들과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으니 그 자체로 즐거웠고요."
'사자' 박서준/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자' 박서준/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박서준은 군 전역까지 마친 후 2011년 영화 '퍼펙트 게임'을 통해 데뷔했다. 2012년 KBS 2TV '드림하이2'의 주연을 꿰찼고, 2013년 MBC '금 나와라 뚝딱!'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박서준은 tvN '마녀의 연애', MBC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SBS '쌈, 마이웨이',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까지 연속 히트시키면서 '멜로 장인'이란 타이틀까지 얻었다.

안방극장에선 달달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면 스크린에서는 수사물인 '악의연대기'와 '청년경찰', 오컬트 '사자'까지 장르물을 통해 액션 등을 선보이며 차별점을 뒀다.
'사자' 박서준/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자' 박서준/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최근 차기작으로 확정된 JTBC 새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주인공 박새로이 역을 맡으며 또 창업 신화를 이루는 청년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안방극장에서도 연기 변신을 예고한 가운데 박서준은 "고정관념이 많이 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예전엔 드라마는 장르물이라도 병원 로맨스, 법정 로맨스라는 안일한 생각에 '그럴 바엔 그냥 로맨스를 하자'고 판단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드라마에서도 장르물들이 다양하게 잘 나오더라고요. 앞으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역할도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기대되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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