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달 착륙 50주년과 엇갈린 시선
“휴스턴, 이곳 고요의 기지, 이글은 착륙했다.”

1969년 7월 20일 오후 8시17분, 인류는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닐 암스트롱과 부즈 올드린은 아폴로 11호에서 내려 달에서 22시간을 머물다가 지구로 돌아왔다.

인간은 왜 달에 가야 했을까? 달에 꼭 가야 했던 이유는 없다. 먹을 것도, 정복할 것도 없었다. 1957년 소련은 우주에 스푸트니크 1호와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 인류 최초였다. 미국은 군사적 이용 가능성에 우려했지만 위기의식까지는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아폴로 11호 등 우주산업을 소련과 공동으로 추진하길 원했다.

달에 간 것은 이상 때문이다. 미국의 위대한 능력을 과시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였다. 덧붙여 국가 지도자의 원대한 비전과 국민적 설득, 이해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 7년 전,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달에 가는 것을 택했다. 그 일이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이다. 그 목표는 우리의 에너지와 기술을 최고로 조직하고 측정하게 할 것이다. 우리는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미루지 않고, 이겨낼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재임 중 우주탐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아폴로 11호를 비롯한 우주 프로젝트 수행에 연방정부 연간 예산의 4%를 투입했다.

달 착륙 50년이 지난 지금, 미국에서는 새로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달이나 화성에 사람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과 우주 탐사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달에서 정주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NASA는 궁극적으로 광산채굴과 관광을 필두로 명실상부한 우주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퓨 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13%만이 다시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 44%는 전혀 필요 없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미국 우주산업의 연방정부 예산 비중은 이제 0.4%로 쪼그라들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저소득층 학자금 지원을 삭감해 NASA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성토한다.

달에 가려면 달만 봐서는 안 된다, 달에 가려면 이제 발밑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인류의 꿈과 미래를 위해 달에 갈 것인가?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인가? 달 착륙 50주년에 나오고 있는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