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칠드런스 내셔널 병원 연구진 보고서
"대식세포 발 묶고, 동맥경화 키우는 miRNA 발견"
아테롬성 동맥경화라고도 하는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은 혈관의 가장 안쪽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침착하고 내피세포가 증식해 생기는 혈관질환이다.

이런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신부전, 허혈성 사지 질환 등이 나타난다.

그런데 지방 세포에서 유래하는 '세포외 소포(EVs·小胞)'가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의 발병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인 아동기나 청소년기부터 EVs는 서서히 질환의 위험을 키운다고 한다.

실제로 EVs는 세포들 사이의 정보 교환에 작용하면서 대식세포(macrophages)의 콜레스테롤 배출을 방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군살이 없는 사람이든 비만인 사람이든 EVs의 이런 작용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소포는 골지체, 소포체, 세포막 등에서 생성되는 소기관으로, 세포 생성물의 운송, 물질대사, 효소 저장 등의 기능을 한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칠드런스 내셔널 병원 본원(Children's National Main Hospital)'의 응급의료 과장인 로버트 프라이슈타트 박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23일(현지시간) '중개 의학 저널(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24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은, EVs가 운반하는 생체 분자와 대식세포의 콜레스테롤 배출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심장질환의 뿌리가 어린 시절까지 올라간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만 12~19세(평균 17세) 지원자 93명(여성 71명 포함)을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군살 없는 그룹'과 '비만 그룹'으로 나누고, 수술 중 떼어낸 이들의 내장지방 세포를 세밀히 검사·분석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방 세포 유래 EVs가 세포들 사이에 전파하는 생체분자 중에서 혈액 대식세포의 콜레스테롤 제거 능력을 해치는 7종의 마이크로RNA(miRNA)를 찾아냈다.

보고서의 수석저자인 프라이슈타트 박사는 "나중에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여러 유형의 세포들과 (생물학적)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은 하나의 대사 기관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의 교신저자인 뉴욕대 부속 윈스럽 병원의 앨리슨 라이스 박사는 "궁극적으로 지질 조직의 EVs가 가진 특징 중 어떤 것이 심장에 이롭고 어떤 것이 해로운지 이해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엔 조지 워싱턴대, 윈스럽 병원,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 등의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