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생활비·훈련유지비 등 경상비 줄고 차세대 전력투자 확대
중국군 첨단·정예화…인건비 줄이고 무기 구매비 늘려
중국 인민해방군이 무기 첨단화와 병력 정예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전체 국방비에서 무기 구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24일 펴낸 2019년 국방백서를 통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항목별 국방비 지출 명세를 공개했다.

이 기간 경상비 성격의 장병 생활비와 훈련 유지비는 감소했지만, 무기 개발 및 구매비가 포함된 장비비는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했다.

장병 생활비 비중은 2010년 34.9%에서 2017년 30.8%로 낮아졌고, 훈련 유지비 역시 2010년 31.9%에서 28.1%로 내려갔다.

중국군 첨단·정예화…인건비 줄이고 무기 구매비 늘려
이에 비해 장비비 비중은 같은 기간 33.2%에서 41.1%로 크게 높아졌다.

백서는 무기 장비의 연구, 실험, 구매, 운송, 비축 등에 쓰이는 비용을 장비비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방대한 병력 규모를 줄이는 대신 무기 체계를 현대화함으로써 인민해방군을 정예화하는 데 국방 정책의 초점을 맞춰나가고 있다.

인적 규모를 기준으로 세계 최대인 인민해방군은 2015년까지 230만명 규모였으나 이후 30만명 감군이 추진돼 현재는 200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중국은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와 첫 완전 국산 항공모함인 001A함을 건조했고, 스텔스 기능을 갖춘 J-20(殲-20) 전투기를 실전에 배치하는 등 첨단 무기들을 대폭 확보하면서 주변국들과 군사적 격차를 벌려나가고 있다.

미국에서도 중국군의 급속한 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작년 11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군사 현대화가 진전하고 인민해방군에 대한 베이징의 자신감이 커짐에 따라 미국의 억지가 실패하고 중국이 역내 패권국으로서 무력을 사용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올해 국방 예산은 작년보다 8.1% 늘어난 1조1천289억 위안(약 193조원)이다.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자국의 안보 수호를 위해 합리적인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다면서 '중국 위협론' 불식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백서에서 1987년 이래로 30년간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미국이 3.5%, 러시아가 4.4%인데 비해 중국이 1.3%로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2017년 중국 국민 한 명이 부담한 국방비가 750위안으로 미국 국민 한 사람이 부담한 국방비의 5%에 불과하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다만 서방권에서는 중국이 각종 국방 관련 지출을 다른 예산 항목으로 편성함으로써 대외에 발표하는 국방비가 실제 지출된 국방비보다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