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평화 위해 한미·한미일간 공조와 협력 중요" 공감
볼턴 "굳건한 한미동맹" 강조…강경화 "호르무즈 안정 위한 리더십 전적 지지"
강경화·볼턴 "한일, 상황악화 막기 위해 외교 모색해야"
한국과 미국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방한 협의에서 첨예한 한일 갈등의 악화를 막기 위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24일 오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면담한 자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역내 평화·안정 등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미, 한미일간 공조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두 사람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추가 상황 악화를 방지하고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기본 인식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일본의 보복성 조치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안으로 '외교적 해법'에 공감했다는 외교부 설명은 결국 '상황 악화 조치를 취하지 말고 대화에 임하라'는 한미의 조율된 대(對)일본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불만을 품고 이달 초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까지 해당 법령 개정을 위한 의견수렴을 하고 각의를 거쳐 조만간 개정안을 공표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이날 오전 이번 조치의 부당성 등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일본 경제산업성에 전달했다.

강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아울러 한미동맹이 공동의 가치와 신뢰를 바탕으로 다양한 도전들을 극복하고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포함해 당면한 현안들을 합리적·호혜적으로 해결하면서 공고하게 유지·발전돼 왔음을 평가했다.

또 취재진이 자리한 가운데 한 모두발언에서 볼턴 보좌관은 "세계 이곳저곳에서 많은 도전이 있지만, 한국과 미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며 "미국의 목표와 한국의 목표는 이 지역의 평화를 지킨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강 장관은 "매일 많은 일이 벌어지는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에 한국에 왔다"고 환영하며 "한미동맹 정신에 기반하여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하고, 매일 이런 도전에 직면할수록 한미동맹이 더욱더 굳건해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오늘 면담에서는 한미동맹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논의할 뿐만 아니라 북한 문제에 있어서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확신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아울러 "이 지역뿐만 아니라 도전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다른 지역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해주는 데 감사하다"며 "그 지역을 안정시키려는 당신의 리더십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50분 가까이 이어진 이날 면담에는 한국 측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태진 북미국장,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 이재웅 방위비분담협상 TF 부대표 등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얼 매튜스 NSC 국방정책전략담당 선임 보좌관,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이 함께했다.

전날 오후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난 뒤 오후 강 장관을 약 50분간 면담했으며 이날 오후 한국을 떠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