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사의 한 시대를 이끌어 온 배우 안성기가 세상을 떠나자, 영화계와 문화예술계 전반이 깊은 애도에 잠겼다. 평생 스크린을 지키며 관객과 호흡해 온 국민배우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동료와 후배,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빈소가 마련됐다. 이날 장례식장이 열리자마자 영화인과 문화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고, 빈소 안팎에는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한국영화배우협회 관계자는 이날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전했다. 그는 "유가족에게서 전해 들은 바로는 병원에 계실 당시 깊이 잠든 것처럼 매우 평온했다고 한다"며 "큰 고통 없이 조용히 영면에 드신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고인과 중학생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가수 조용필도 빈소를 찾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조용필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아주 가까운 친구였다"며 "입원했다가 퇴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회복된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투어 일정 중이라 몸 상태도 좋지 않았지만, 친구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있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조용필은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본인이 직접 '용필아 나 다 나았어'라고 말해줘서 안심했었다"며 "다시 입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그는 학창 시절을 회상하며 "같은 반에서 옆자리에 앉아 늘 함께 다녔고, 만나면 배우와 가수를 떠나 장난을 주고받던 사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늘에 가서
갈라 공연은 종종 서사 없는 하이라이트의 연속으로 소비된다. 그러나 지난 3일과 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린 '더 나잇 인 서울'(이프로덕션·신성엔터테인먼트 공동 주최)은 명장면의 나열 속에서도 서로 다른 발레의 전통과 미학이 한데 어우러진 흥미로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러시아, 프랑스, 미국, 덴마크에서 각자 이어온 발레의 전통이 동시대에 어떻게 공존하는지 보여준 무대이기도 했다.양일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건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퍼스트 솔리스트인 메이 나가히사와 전민철이었다. 공연 마지막날인 4일, 두 사람은 레오니드 라브롭스키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 2인무로 무대에 섰다. 러시아 무대에서는 동양인 무용수들끼리 주역 연기를 펼치기 좀처럼 어려운 만큼 이 무대 자체는 희소성이 충분했다. 특히 마린스키 발레단이 선보여왔던 라브롭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고전 발레의 형식과 음악적 구조 속에서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두는 프로덕션이다. 메이 나가히사는 마린스키 극장에서 줄리엣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아온 무용수. 짧은 갈라였지만 나가히사는 사랑의 설렘과 폭발하는 감정을 보여주며 줄리엣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연기했다. 나가히사의 줄리엣은 팔과 상체의 선이 흐트러짐이 없었고 작은 동작에서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가 의도했던 듯한 음악적 긴장감을 꾸준히 유지했다. 전민철은 리프트를 통해 나가히사를 안정적으로 서포트하며 언젠가 데뷔할 전막 무대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과시나 과장보다는 편안함을 택해 무대의 밀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 듯 보였다.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