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훈련·미사일 실사격 등 다양한 훈련 시행했을 가능성
SCMP "미중 무역협상 악영향 우려해 '통상적 훈련' 표현"
"中 남동연해훈련, 대만 겨냥 합동훈련 가능성"…美 자극은 피해(종합)
최근 중국군의 남동부 연해 훈련이 육군과 해군, 공군 등 여러 군종(軍種)이 참여한 가운데 대만을 겨냥해 대규모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6일 전했다.

앞서 중국 국방부는 지난 14일 오전 9시께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을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최근 남동부 연해 등의 바다와 공중에서 훈련했다"면서 "올해 군의 연간계획에 근거한 통상적 훈련"이라고 짧게 발표했다.

한 익명의 군사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남동부 연해에서 정기적으로 훈련하는 것은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방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흔치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발표하는 모든 것은 사소하지 않다"면서 "큰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중국군은 남동부 연해에서 2014년과 2016년, 2018년 각각 정기 훈련을 한 바 있는데, 이때는 매체가 먼저 보도한 뒤 국방부가 이를 확인하는 식이었다.

글로벌타임스는 "국방부 발표에는 어느 군종이 훈련했는지 명확히 나와 있지 않고, PLA라고만 밝혔다"면서 "그런 만큼 육군·해군·공군·로켓부대·전략지원부대 등 모든 군종의 여러 병과가 참여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 "이번 훈련이 높은 수준의 대규모 합동 훈련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 내부 관계자는 "국방부 발표내용은 이번 훈련이 하나의 군종이 주도한 게 아님을 시사한다"면서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전구(戰區)나 중국군사위원회의 연합작전지휘센터가 조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그러면서, 외신이나 대만 매체들이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 승인, 카리브해 4개국 순방 중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와 이번 훈련이 관련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전문가는 훈련 시점에 대해 "우연일 수 있다.

PLA는 매년 이 부근에서 모든 종류의 훈련을 한다"면서도 이번 훈련이 실제 특정 대상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국방부 발표문에 '이 훈련은 특정 대상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거나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등 다른 훈련발표 때 흔히 포함되는 문구가 없다는 것이다.

군 내부 관계자는 "이 훈련은 분리독립운동을 좌절시키고 국가주권과 영토보존을 유지하기 위한 PLA의 능력을 더 잘 시험할 수 있다"면서 "대만 독립론자들이 문제를 만들고 외국의 지지를 받을수록, 중국 통일 시기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저장(浙江)성에 주둔하는 정예부대인 72집단군 등이 참여해 상륙 훈련, 미사일 실사격 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 범위도 매우 광범위해 대만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까지 겨냥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은 무역협상을 재개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몸을 낮췄다고 SCMP는 전했다.

캐나다 군사전문지 '칸와 아시안 디펜스'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중국군이 '통상적 훈련'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양국이 이제 막 무역협상을 재개한 시점에서 미국을 자극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군사 관계자도 "훈련의 민감함을 생각해 '대만 해협' 대신 '남동 해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중국은 이번 훈련을 통해 차이잉원 총통과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에게 경고를 보낼 필요가 있지만, 이번 훈련이 미국과의 협상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