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11일 오전 4시28분

국내 최대 철강회사 포스코의 수익성 개선 추세가 6년 만에 뒷걸음질하고 있다. 전체 이익의 80%를 차지하는 철강사업이 원자재값 상승과 제품값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처한 탓이다. 작년 7월 취임한 최정우 회장의 과감한 투자 계획이 겹쳐 재무 안정성이 다시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투자↑ 수익성↓…포스코, 빚 부담 '악몽' 되살아나나
커지는 제철 마진 압박

포스코는 지난 1분기 16조142억원의 매출과 1조20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이 19.1%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기존 9.4%에서 7.5%로 떨어졌다. 포스코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4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상승했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을 철강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힘든 사업 환경이 마진 축소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조사업체 플래츠에 따르면 작년 4분기 t당 64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올 1분기 브라질 및 호주의 공급 차질로 77달러로 급등했다. 반면 포스코의 냉연제품 가격은 2018년 t당 81만원에서 올 1분기 79만원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생산량 증대와 한국의 경기 부진이 철강값 인상을 어렵게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와 건설 산업의 부진 지속 등으로 철강 가격이 작년 말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제품의 40%는 수출하고, 60%는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 수요의 불확실성으로 가격 전가가 어려워지면서 올 2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나빠졌을 것”이라며 4~6월 영업이익을 1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2018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2522억원이었다.

과감한 투자계획도 ‘부담’

투자 확대 움직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과거 무리한 사업 확장 탓에 2014년 최상위 신용등급을 반납(AAA→AA+)했던 경험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021년까지 3년 동안 2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6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8조원, 2021년에는 9조9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전임 권오준 회장이 2018년까지 4년간 투자를 연 2조원대로 대폭 줄이며 빚 갚기에 매달렸던 것과 반대 전략이다.

계획대로 투자를 집행하면 빚의 재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영업활동으로 회사에 들어오는 현금(영업활동현금흐름)이 한 해 5조원대(최근 3개년 평균)로 투자자금을 충당하기에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신용등급 상향 여부를 검토해온 신용평가사들은 ‘실제 집행 여부’를 주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투자를 계획대로 할 경우 잉여현금 창출이 줄어 재무안정성 개선 속도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스코 주가는 이날 23만8500원에 마감했다. 작년 2월 40만원 가까이 상승한 이후 1년5개월간 40% 정도 떨어졌다.

포스코는 17일 시설자금 등으로 쓰기 위해 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 8일에는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5억달러 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재무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