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반영해도 주요국 통화보다 강세
美정치권엔 달러강세 논란…트럼프, 교역상대국 환율잡기 부심
빅맥지수 봐도 달러 초강세…엔화 37.5%·유로 20.3% 저평가
미국 달러화의 강세가 각국 햄버거 가격으로 따지는 통화가치인 빅맥지수에서도 재확인됐다.

15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해 발표한 올해 7월 빅맥지수를 따질 때 미국 달러보다 강세인 통화는 달러 대비 14% 고평가된 스위스 프랑밖에 없었다.

나머지 주요 경제권의 통화는 모두 달러보다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엔은 37.5%, 유로는 20.3%, 중국 위안은 46.9%, 영국 파운드는 28.5%, 한국 원은 33.6% 낮게 평가됐다.

가장 저평가된 통화는 러시아 루블로 달러보다 64.5% 약세를 드러냈다.

빅맥 지수는 특정 국가의 환율이 적정 수준인지 가볍게 점검해본다는 취지로 이코노미스트가 1986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이 지수는 두 국가의 환율이 결국 상품·서비스 묶음의 가격이 같아지는 지점으로 접근한다는 구매력평가설에 근거를 둔다.

맥도널드 햄버거인 빅맥의 가격을 두 국가에서 측정해 실제 환율과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보는 게 빅맥 지수다.

한국에서 빅맥은 4천500원이고 미국에서는 5.74달러인데 여기에 내포된 환율은 달러당 783.97원이다.

그러나 조사 당시 실제 환율은 달러당 1천180.55인 까닭에 원이 달러보다 33.6% 저평가돼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빈국에서 햄버거 가격이 더 싸다는 점을 고려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반영한 빅맥지수도 함께 발표한다.

여기에서도 미국 달러화는 마찬가지로 주요국 통화보다 강세를 보였다.

엔이 24.7%, 유로가 4.8%, 위안이 13.1%, 원이 13.9%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지수에서 달러보다 고평가된 통화는 6개로 늘었다.

브라질 헤알 31.9%, 태국 바트 13.2%, 콜롬비아 페소 8.8%, 캐나다 달러 2.0%, 칠레 페소 1.1%, 스웨덴 크로나 0.2% 고평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소득을 반영해 보정한 이 지수에서 가장 저평가된 통화는 홍콩 달러로 49% 약세를 기록했다.

현재 미국 정치권에서는 달러 강세에 따른 무역 불균형 논란이 거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 중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들을 상대로 환율조작을 의심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증가가 미국의 제조업 쇠퇴, 일자리 감소와 연관된다고 보고 그 원인 가운데 하나인 달러 강세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대선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견지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환율을 조작한 국가가 수출하는 상품을 보조금이 지급된 상품으로 규정하고 상계관세를 물리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 달러 가치는 실제로 올랐다.

시장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ICE 달러 인덱스를 보면 달러 가치는 작년 4%에 이어 올해도 0.9%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요 경제권 통화 묶음과 비교한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그러나 달러 강세와 환율 조작은 별개의 문제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5월 배포한 반기 환율보고서에는 환율조작이 의심되는 심층분석대상국은 지정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일본, 독일, 한국, 이탈리아, 아일랜드,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9개국이 그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