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5박6일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5박6일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수출 규제 해법을 찾기 위해 떠났던 5박6일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귀국했다. 경제계에선 이 부회장이 조만간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대표(부회장) 등 반도체 사업 주요 경영진을 소집해 출장 성과를 공유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9시께 항공기 편으로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일본 출장 성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답 없이 “수고하세요”란 말을 남기고 준비된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 도쿄로 혼자 출국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의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종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안팎에선 일본에서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이란 관측이 나왔다. 고객사 관계자를 만나 삼성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일본 언론들은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동안 노무라, 미쓰비시UFJ 등 일본 메가뱅크(대형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은 금융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 정재계에 영향이 큰 금융회사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삼성의 입장과 해법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출장은 지난 11일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루 더 일본에 머문 이유는 수출 규제의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른 시일 안에 반도체 부문 사장단을 소집해 전략회의를 열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