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채리나 /사진=MBC 제공
'사람이 좋다' 채리나 /사진=MBC 제공
'사람이 좋다'에서 90년대 가요계를 주름 잡았던 채리나의 이야기를 전한다.

채리나는 1995년 룰라 2집 '날개 잃은 천사'에 합류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룰라의 노래는 거리를 채워을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전 국민을 춤추게 했던 룰라의 트레이드마크 '엉덩이 춤'은 룰라의 막내, 열다섯 채리나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데뷔 전 알아주는 춤꾼이었던 채리나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춤 하나로 인기그룹 룰라의 멤버가 된 채리나는 활동을 거듭할수록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래퍼에서 시작했지만 5집 '연인'에서는 메인보컬을 맡으며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이후에는 '디바, 걸프렌즈'를 거치며 춤·랩·노래 삼박자를 갖춘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채리나의 팬이었던 야구선수 박용근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누나, 동생 사이였던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한 사고였다. 지인을 만나러 갔던 박용근이 취객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진 것.

박용근은 깨어날 확률이 기적에 가깝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채리나는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박용근 곁을 지키며 밤낮으로 간호했다. 식음을 전폐하고, 눈물로 기도했던 채리나 덕일까. 박용근은 간의 40%를 절제하는 큰 수술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일어났고, 서로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사람은 상처를 보듬으며 연인이 되었다.

4년 동안 서로의 곁을 지켜온 채리나와 박용근은 2016년 부부가 되었다. 두 사람은 결혼과 동시에 잊혀졌던 사고가 다시 기사화되어 피해자들에게 상처 줄 것을 우려해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다.

용인에 마련한 신혼집에서 채리나의 부모님과 함께 사는 부부는 웃음 그칠 날이 없다. 한 구단의 코치로 일하고 있는 박용근의 직업 특성상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지만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고. 박용근은 쉬는 날이면 장모님을 대신해 집안일을 도맡아하고, 채리나가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일들도 세심하게 해결하는 든든한 사위이자 남편이다.

남편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어렵다는 채리나. 결혼 3년차, 위기의 끝에서 운명을 찾은 채리나, 박용근 부부의 신혼일기는 9일 방송되는 '사람이 좋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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