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부상 억제' 의도 명확, 최악은 中, 세계서 고립되는 것"
中학자 "미중 '경제분리' 현실화 가능성 커져"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중국 학자들 사이에서 새게 1∼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완전히 분리되는 상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사회과학원의 국제문제 전문가 리샹양(李向陽)은 지난 6일 베이징 인민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을 넘어선 분야에서 충돌하고 있고, 미국 정부가 중국을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를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양국 간 경제가 분리되는 것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리샹양은 "이런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이론적으로는 완벽하게 가능한 일"이라며 "(미국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는 것으로서 이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힘이 세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양국 경제 탈동조화를 '전략적 협박장(blackmail)'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샹양은 향후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중국이 미국을 포함한 모든 다른 세계와 탈동조화되는 것이라면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미국과의 탈동조화 속에서도 다른 서방 국가 및 선진국들과의 협력 관계를 계속 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미중 무역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통상에서부터 5세대(5G) 이동통신을 비롯한 기술·외교·안보·인권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에서는 미중 갈등이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니라 기존 강대국이 부상하는 신흥 강대국을 억누르는 전략적 행동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이 같은 견해를 공식화하지 않고 미국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국제 질서를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한편, 인민대의 경제학자 왕샤오쑹은 미중의 경쟁적 관세 부과가 계속된다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1.3%포인트가량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보다 전략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