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전년과 같은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민의 실제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 순위는 30위권에 그쳤다.

7일 세계은행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명목 GDP는 1조6194억달러로 205개국 중 12위를 차지했다. 작년과 같다. 한국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가 꺾이는 조짐이 보였지만 연간 전체로 수출 소비 등이 양호해 GDP 순위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GDP 순위는 2009~2013년 14위를 유지하다가 2014년 13위, 2015~2016년 11위까지 올랐다. 2017년엔 1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지난해 경제 규모 1위는 미국으로 명목 GDP는 20조4941억달러에 이르렀다. 한국보다 12배 이상 크다. 중국(13조6082억달러) 일본(4조9709억달러) 독일(3조9968억달러) 영국(2조8252억달러)이 2~5위에 올랐다.

1인당 GNI 3만600弗…30위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 6~10위는 프랑스(2조7775억달러), 인도(2조7263억달러), 이탈리아(2조739억달러), 브라질(1조8686억달러), 캐나다(1조7093억달러)였다. 러시아(1조6576억달러)가 한국보다 한 단계 높은 11위에 자리했다. 세계은행은 직전 3년간 평균 환율을 적용해 각국의 GDP를 미 달러화로 환산해 발표한다.

작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600달러로, 192개국 가운데 30위를 기록했다. 전년 31위에서 한 단계 올랐지만 명목 GDP 순위(12위)보다는 한참 낮다. 경제 규모에 비해 국민의 생활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이다. 1인당 GNI는 국민 한 사람이 생산 활동에 참여해 대가로 받은 소득을 말한다. 1인당 GNI는 스위스(8만3580달러)가 1위를 차지했다.

GNI를 3년 평균 환율이 아니라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국 순위는 더 떨어진다. 작년 PPP 기준 한국의 1인당 GNI는 4만450달러로 31위였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