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을 뜻하는 베트남어에 다른 성조 붙이면 여성 음부 뜻하기도

코카콜라가 베트남에서 판촉행사를 하며 현지어로 '베트남 캔을 따라'라는 광고 문구를 썼다가 미풍양속 저해 논란에 휩싸였다.

"베트남 캔을 따라"는 코카콜라 광고, 미풍양속 저해 논란
캔을 뜻하는 베트남어 'lon'에 다른 성조를 붙이면 여성의 음부를 뜻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5일 일간 뚜오이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최근 베트남에서 판촉행사를 하며 현지어로 '코카콜라-베트남 캔을 따라-(그러면) 매일 금을 획득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썼다.

그러자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국은 지난달 26일 각 시도에 보낸 공문에서 "'베트남 캔을 따라'는 문구가 미풍양속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코카콜라 측에 문구 수정을 요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닌 티 투 항 문화국장은 "'lon'이라는 단어를 코카콜라 또는 맥주라는 단어와 붙여 쓰지 않으면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항 국장은 특히 "그 단어에 모자를 씌우고 성조를 붙이면 (여성의 음부를 뜻하게 돼) '베트남 캔을 따라'는 문구는 정말 큰 문제가 된다"면서 "베트남 국민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하노이시는 지난달 말 코카콜라 베트남법인에 벌금 2천500만동(약 125만원)을 부과하고 해당 문구가 들어간 옥외광고판을 철거하도록 했다.

하노이시는 그러나 코카콜라 측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옥외광고판을 설치하면서 도시미관을 해쳤고, 베트남이라는 국가명을 광고에 써 관련 법을 위반했다고 벌금부과 사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당국의 조처를 놓고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베트남 캔을 따라'는 문구는 미풍양속을 해치고 상스럽다"며 "당장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그 단어가 왜 미풍양속을 해쳐서 금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뜨겁게 일었다.

코카콜라 측은 결국 판촉 문구를 '매일 금을 획득할 기회'로 수정했다.

베트남어에는 6가지 성조가 있어 외국인들이 발음을 제대로 못 해 오해를 받거나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