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난민구조선 선장 석방결정 비난한 살비니에 '쓴소리'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사법부를 향한 증오의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이탈리아의 법관들의 연합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법관단체 ANM은 3일(현지시간) 정부의 입항금지 명령에 반기를 들고 지중해에서 구조한 난민들을 이탈리아 항만에 데려온 독일인 난민구조선 선장에 대한 법원의 석방 판결을 "부끄러운 결정"이라고 비난한 살비니 부총리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伊법관단체, 극우 부총리 살비니 비판…"사법부 증오 부채질"
시칠리아 섬의 아그리젠토 예심 판사인 알레산드라 벨라는 전날 독일인 선장 카롤라 라케테(31)의 행위는 "직무상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의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이탈리아 검찰의 가택연금 처분 요청을 기각했다.

작년 6월 취임 후 민간 난민구조선에 이탈리아항 입항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살비니 부총리는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판결에 화가 난다"며 "라케테 선장은 (이탈리아 항구에 진입하는 과정에서)이탈리아 경찰 다수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분노를 드러낸 바 있다.

伊법관단체, 극우 부총리 살비니 비판…"사법부 증오 부채질"
라케테 선장은 지난달 29일 독일 난민구조단체 '시워치'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에 지중해에서 구조한 난민 40명을 태운 채 구조 16일 만에 람페두사 섬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 경찰의 소형 순시선을 들이받아 불법 난민 지원과 함께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받아 왔다.

라케테 선장은 그러나 경찰 순시선을 들이 받은 것은 고의가 아니라 거리를 잘못 가늠한 판단 착오에서 비롯됐다고 해명했다.

ANM은 "이번 판결이 정치적이라고 지적한 살비니의 주장이 나온 뒤 소셜미디어에는 벨라 판사를 폄하하는 메시지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고 개탄했다.

ANM은 살비니 부총리가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성을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 "그는 법적이고, 전문적인 판결 내용과는 부합하지 않는 모욕적인 언사를 다시 한번 내뱉음으로써 증오와 반대의 분위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