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가 아시아법인 ‘버드와이저 컴퍼니 APAC’의 상장을 추진한다. 이르면 이달 중 홍콩 증시에 이름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조달 자금으로는 아시아 지역의 다른 주류 업체를 추가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AB인베브가 아시아법인을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이달 중 기업공개(IPO)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AB인베브는 조달 자금으로 아시아 지역의 다른 주류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회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상장을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시장들과 더 가까워지고 그 지역 플랫폼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미 중남미에서 성공한 모델이기 때문에 아시아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했다. AB인베브는 브라질 현지 자금인 3G캐피탈을 통해 중남미 지역의 주류 회사를 인수해 원가를 절감한 바 있다.

로렌스 왜트 바클레이 애널리스트는 “타깃은 태국의 타이베브와 필리핀의 산미겔 맥주 등이 포함될 수 있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시장에도 접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IPO는 모건스탠리와 JP모간이 주관한다. 주관사 중 하나인 JP모간은 AB인베브 아시아법인의 가치를 630억~770억달러로 평가했다. 다른 투자은행들은 450억~550억달러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AB인베브는 2016년 세계 2위 맥주업체인 사브밀러를 인수하면서 점유율 28%의 1위 주류 업체로 올라섰다. 2위인 하이네켄(점유율 9%)과는 큰 격차를 나타낸다. 하지만 사브밀러 인수자금 1200억달러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부채를 떠안았다. 작년 말 기준 AB인베브의 부채는 1020억달러로, 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