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중국 8개 회사, 작년 봄 이후 92억원 지출"
"화웨이·ZTE 제재는 쇼크…1년전보다 로비자금 8배 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 상대국인 중국에 대해 압박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로비스트들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의 기업들이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나 중싱통신(中興通訊·ZTE) 처럼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 미국의 로비 회사나 PR 회사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화웨이와 ZTE 이외에 중국의 8개 기업이 작년 봄 ZTE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최소 790만 달러(약 92억원)를 로비 자금으로 지출했다.

중국 기업들, 트럼프 제재 피하려 로비스트에 거액 지출
이들 8개 회사의 로비 자금 지출 액수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교해 거의 8배가량 많은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8개 회사 중에는 중국의 라디오 관련 사업체와 국영 철도차량 회사, 감시 카메라 제조회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작년에 20여명의 로비스트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중국 회사들을 대변하는 뉴욕의 로펌 소속 아미아드 쿠쉬너 변호사는 화웨이와 ZTE에 대한 제재가 "충격파를 몰고 왔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4월 ZTE가 미국의 제재 규정을 어기고 북한과 이란에 통신 장비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ZTE를 상무부의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올린 바 있다.

이후 ZTE는 위기에 몰렸으나 미국은 같은 해 8월 벌금 10억 달러, 미국이 선임한 준법 감시팀의 사내 배치, 경영진·이사회 교체 등을 조건으로 제재 해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국가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할 때 정부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후 윌버 로스 미국 상무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화웨이와 ZTE가 각각 다른 이유로 미국에 안보 리스크라고 밝혔다.

/연합뉴스